이태영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물안개가 무장무장
피어오르는 호수를 보러 나선
이른 새벽의 산책길에서 였지요
시인은 모과나무 아래를 지나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푸른 빛의 모과 한 알을 주워
내게 건네 주었습니다.
벌레 먹은 자리가 시커멓게 변색되어
마악 썩기 시작한
못생긴 모과 한 알,
별 생각없이 받아
차 안에 던져 놓았었는데
차를 탈 때마다
달콤한 향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향기의 정체가 궁금하여
차 안을 뒤지다가
노랗게 잘 익은 문제의
모과를 찾아낼 수 잇었습니다.
구석에서 익어가며, 썩어가며 향기를
피워올리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세 번 놀라게 만드는
나무가 모과나무이지요
못생긴 모양에 놀라고, 향기에 놀라고
마지막 떫은 맛에 놀라고 마는,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생겨날 만큼
나무참외란 뜻의 목과에서
비롯된 모과란 이름이
못생긴 것들의 대명사가 된 데에는
외양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시각이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썩어가면서도 향기로운 모과처럼
사람도 나이들수록 향기로울 수는 없는 것인지,
시인이 제게 건네준 모과 한 알 속엔
그런 뜻이 담겨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백승훈-
굿모닝~!!!!!!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사람들은 이쁜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이쁘고 잘 생긴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된박도 쭈구렁박도 있습니다.
아무리 이쁜 사람도 차림새가 남루하면 못생긴 사람처럼 보입니다.
황진이가 화장도 안한 체 남루한 차림으로 잔치 자리에 나타났을 때,
다른 기생들은 그를 깔보았으나 일단 창을 멋들어지게 뽑아내니 감탄의 낯빛으로 바뀌었다는
고사를 기억합니다. 어떤 이는 생김새 자체가 별 볼 일 없는 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주가 뛰어나서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우리의 시각이 잘 못 될 때가 많음을 인정하고 모든 이를 존귀하게
대해야겠습니다.
썩어가면서도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는 모과처럼,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