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시카고에서의 ‘화재’하면, 1871년 10월 8-10일에 있었던 대화재 만을 떠올린다. 오늘 칼럼도 그 대화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19세기 미국 도시들은 모두 대형 화재를 겪었다. 시카고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초기시카고에서는 ‘오늘 시내 어디서 불이 또 났네요” 하고 심드렁하게 말할 정도로 일상다반사였다. “대형 화재?” 1871년 이전에도시카고에서는 큰 불이 빈번하여서 웬만한 ‘대형 화재’는  ‘뉴스 거리’가 아니었다고 한다. 실제로, 1871년 시카고대화재 발생 초반에  ‘남의 집 불 구경’하려고 몰려든 인파 때문에 소방경찰이 애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원래 습한 지반을 가진 시카고는 급팽창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서 모든 건물을 나무를 재료로 하여 balloon-frame 건축방식으로 웬만한 집은 며칠, 빌딩도 1-2주면 완공하였었다. 어디 건물 뿐이랴!  시카고 강에 세워진 다리들 철로가 있는 drawbridge까지도 나무로 만들어졌고, 하이웨이는 판자(plank)로, 시내도로는 나무블럭으로 포장을 하였었으니,  시카고에서의 대형화재 역사는 도시자체의 역사만큼이나 길고 화려(?)하다.  그런데, 많은 이들의 평가에 의하면, 19세기 시카고 역사는 1871년 대화재 ‘이 전 pre’와 ‘이 후post”로 나뉜다고 한다. 그래서, 대화재 내용을 보기 전에, 어떤 연유로 1871시카고 대화재가 시카고역사에  그리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를 살펴보겠다.

   첫 번째 이유는: 그 당시 시카고는, 규제되지 않은 자본주의의 이익창출이 지상목표이었는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창출된 이익을 나누며 어울려 살 수 있는 가 를 위한 실험장이어서 그만큼 1871년 대화재의 충격이 컷다는 점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1871년 대화재는 스케일이 엄청나게 컷을 뿐 아니라 시카고의 경제, 정치의 중심인 다운타운이 그야말로 초토화된  화재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당시, 시카고에서 내노라하던 사람들 중에  이 화재에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이 없고,  시청과 법원이 전소되어 온갖 기록들도 모두 불타 버렸으니 시카고의 초중심지역이 피해 지역인 것은 확실하다.  세 번째 이유는: 1871년 대화재 복구를 통해 시카고가 완전 변모하였다는 사실이다. 후에 살펴 보겠지만, 대화재복구는 2 단계에 걸쳐서 이루어 지는 데, 특히  1880년에 시작된2번째 재건설을 통한 시카고 모습의 변화는 아주 놀랍다. 네 번째 이유는 이 화재가 남북전쟁이 끝나고 (1865) 얼마되지 않은1871년에, 그것도 아브라함 링컨과 깊은 연관이 있는 일리노이 주 시카고 시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1871년 여름 내 내 미시간호수 주변 지역들 -미시간,인디아나,일리노이,위스컨신-은 아주 무더운 날씨와 가뭄에 시달렸다고 한다.  시카고에도, 강우량은7월 4일 부터 10월 9 까지 일(1)인치 밖에 되지 않았고, 시도 때도 없이 부는 더운 먼지 바람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게다가, 월동준비로 공장마다 석탄/장작을 많이 저장하고 있어서 한마디로 불쏘시개가 꽉 찬 도시 tinder box였다고 한다.  그 당시 시카고의 소방국은 185명의 전문 소방관과 17개의 말이 끄는 소방차 등 미국에서 가장 첨단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며, 여러가지 구체적인 화재 대처방안을 제안하였으나 정치적인 이유로 받아 드려지지 않으니까  시카고 전 도시를  구획별로 커버하는 알람시스템을 사용하였었다.  한마디로, 소방국에 관한 한 1871년 대화재는  인재는 아니었다고 보겠다.

  1871년 시카고대화재는 10월 8일 밤 9시 경에, 인구 밀집지역의 남쪽 끝인 De Koven 가에 있는 Patrick (Cathleen) O’Leary의 작은 헛간에서 시작되었다 (지도에 별 ★ 참조).  어떻게 시작되었는 지는 누구도 모른다.  흔히 알려진대로, Mrs. O’Leary가  젖을 짜던 젖소가 램프를 발로 차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 그 기사의 공동 저자인 Michael Ahern 이 자신들이 꾸며낸 이야기라고 고백한 일도 있고, 헛간의 남쪽에 있던 집에서 O’Leary가족은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하며,  대화재특별 조사위원회에서도 직접적인 요인을 밝혀내지는 못한 것을 보면 사실이 아니다.  여하간에,  저녁 9시가 조금 넘어 시청 위의 소방타워에서 시카고를 살피던 watchman Schaffer씨가  불을 발견하고, 아래층의 화재경고 알람시스템의 당직 Brown씨에게 342번을 누르게 하여 사이렌이 울리고 곧바로 소방요원들이 투입되었다.  그 몇 분 후에, 자신이 화재발생지역을 잘못 판단하였슴을 깨닫고 319번의 키를 누르라고 하였는 데, Mr. Brown이  이를 거절하며 싱강이를 하는 통에  45분 정도 화재진압이 지연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시카고대화재는 브라운씨의  중대실수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글쎄!   여하간,  O’Leary의 헛간에서 시작된 불은 한 시간도 못되어 헛간 북쪽의 판자집 촌을 몽땅 불태우고는 시속 60마일로 늘어난 강풍의 힘으로 거세게 번져 나갔다.  커다란 불똥이 시카고강에 떨어져서 다시 더 큰 불이 되면서 근처 상가, 공장, lumber yard들을 태우고,  북서쪽으로 움직이는 듯 하다가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다운타운을 향하기 시작한다.  다운타운에 살던 이들은 이때까지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강한 북동풍은 100피트 높이의 불벽 (fire wall) 을 월요일 하루 종일 시카고 다운타운으로 몰아 부치며 다운타운을 전소시키게 된다.  시카고에서 빠져 나가려 하지만 불바람이 하도 빨라서 미처 피하지 못한  인파들의 모습은 아비규환 그 자체이었다.  월요일 저녁에 내리기 시작한 비 (rain)의 도움으로 화요일 10일 새벽, 화재 발생 30여 시간 만에 그 유명한 ‘시카고대화재’는 끝난다.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던 화재 피해 상황과 이재민 복구는 다음 번에 살펴 보겠는 데, 1871년 시카고 대화재가 시작되었던 O’Leary의 집터에는 현재 시카고소방학교가 세워져 있고, 대화재가 처음 시작된 헛 간 위치에 큰 화염조각이 서있는 데,  당시 주거지역 거의 끝자락이었던 곳이 지금은 다운타운이어서,  ‘시카고가 이렇게 작았었나?’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