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꽃 보러 오세요 : 스코키 한인교회

by 관리자 posted Sep 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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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고향 땅 생각나게 하는 코스모스

스코키 한인교회 뒷길에

모진 비바람, 가뭄, 열기 이겨내고

스산한 초가을 날씨

꽃 활짝 피어 우릴 유혹한다

보행자 원더풀, 비유티풀, 땡큐, 감탄사

러브 미, 날 사랑해 주세요

오 하나님 창조의 솜씨

세월의 흐름 알려준다

요즘 볼만한 곳, 알려 드립니다

--명병헌 목사가 지은 코스모스꽃 보러 오세요십행시

 

지난해에 교회 뒷길에 새로 산책길이 났다. 이 길 따라 목사님이 매일 새벽 예배 후에 코스모스 꽃을 심어 이 코스모스 길을 만들었다.


스코키 한인 교회 (담임 명병헌 목사; 8333 Niles Center Rd. Skokie)에 코스모스 밭이 있다고 해서 주일날 해지기 전 시간대, 사진이 가장 아름답게 나올 시간에 급히 서둘러 교회를 찾았다. 처음 교회에 도착해서  눈에 띈 것은 교회 앞마당과 문 앞의 아담한 꽃밭에 코스모스 조금 이게 전부인가? 이걸 코스모스 밭이라고 해? –, 실망하며 돌어서려다, 다시 조금 더 교회 안쪽으로 들어가자 가을 빛에 빨갛게 익은 고추가 보이더니, 그리고 교회 뒷길에 사람들이 산책하는 게 보이고, 그 산책로 길 따라 코스모스가 줄지어 무성히 피어있는 거였다. 정확히 교회가 있는 스코키의 메인 길에서부터 한 블록의 산책로 양쪽에 코스모스 길, 족히 0.25 마일쯤 되는 코스모스 길을 만든 것이다.


운좋게 이 코스모스 길을 만든 주인공을 만났다. 바로 스코키 한인교회의 담임, 명병헌 목사님 부부. 재작년 쯤에 스코키 시에서 교회 바로 뒷길을 산책로로 개발하였다. 밋밋하게 들풀만 무성하던 이 산책로에 코스모스를 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나더란다.  금년 교회 표어인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는 창세기 1 31절 말씀대로, 목사님은 두 가지 생각을 하셨다: 길가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아름다운 꽃을 심어 아름답게 만들고 싶었다. 보이는 대로 쓰레기를 주워 길가에 있는 쓰레기 통에 넣고, 그리고 꽃을 심으려면 이왕이면 한국의 정서가 생각나는 코스모스를 심고 싶었단다.


그래서 작년 이 산책로가 생기고 나서 목사님은 코스모스 씨를 구하여 밭에 뿌리고 모종을 만들어 매일 새벽 예배를 마치고 심었다.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2주동안 매일 심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은 그때부터. 공원을 관리하는 스코키 시 관리국에서 목사님이 힘들게, 정성을 들여 심은 코스모스를 잡초인 줄 알고 잔디를 깎으면서 같이 깎는가 하면, 잡초제를 뿌려 죽이곤 했다. 목사님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깎이고 죽은 자리에 다시 코스모스를 심었다. 그리고 해를 넘겨 금년엔 작년에 심었던 코스모스에서 떨어진 씨에서 또 코스모스가 나서 올해에 이렇듯 풍성한 코스모스 길이 된 것이다.


산책로를 왕복하여 다 걷고 나자, 목사님과 사모님은 교회 곳곳에 있는 여러 가지 꽃들을 보여 주셨다.  꼭 시계추처럼 생긴 꽃술과 꽃잎을 가진 시계꽃, 노란색깔로 물들일 때 쓰이지만 꽃은 하얀 치자꽃, 몇 년만에 피지만 겨우 5시간 동안만 꽃이 피는 공작 선인장꽃, 결명자차를 만드는 결명자꽃, 보라색의 도라지꽃, 마침 앙증맞게 열린 참외, 교회 건물 2층까지 넝쿨넝쿨 기어올라간 시계꽃 줄기 등등. 그리고 교회 뒷마당에 일구어논 텃밭엔 깻잎이며 부추, 오이, 열무, 고추, 파 등이 자라고 있어 교회 식구들을 넉넉히 먹이고 있었다.


이왕 왔으니 잠깐 커피라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며 목사님이 차고문을 손으로 올려 여시니, 교회 부엌이지만, 가운데에 테이블이 놓여있고, 마치 카페처럼 생긴 것이 분위기 만점이었다. 사모님은 , 이 곳이 카페처럼 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열어놓고 언제라도 들러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하신다. 실제로, 이 곳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먹이고 쉬고 자고 가게 했다고 한다. 커피만 마시고 가려 했는데 목사님은 어느 사이 라면을 끓이고 계셨다. 그냥 라면이 아니었다. 그렇게 많은 부추를 넣는 건 처음 봤다. “너무 많지 않아요?” 했던 건 기우. “부추는 몸에 너무 좋아요. 많이 먹어요라면에 부추를 넣으니 향긋한 맛이 일품이었다. 열무 김치도 밭에서 나온 열무로 사모님이 직접 담으셨다고 한다. 인심 좋은 목사님, 사모님 덕분에 코스모스 꽃 구경하러 온 길에 맛있는 저녁까지 얻어 먹으며, 꽃 이야기, 자연 이야기, 여행 이야기, 그리고 하나님 이야기를 하며, 주일날 저녁을 아름답고 은혜롭게, 풍성하게 보냈다.


다음 주일은 추석이다. 교회에서는 추석에 이웃들을 초청하여 함께 추석을 보내고자 한다. 이날 오시는 분들께는 교회에서 키운 꽃들을 화분으로 선물로 나누어 준다고 한다. 이번 추석에 옛 정을 나누며, 좋은 소식도 나누고 하나님 사랑의 열매를 함께 하고 싶어 이런 자리를 마련하였다고 한다.


<사진 설명>

1. 스코키 한인교회 뒷길에 난 코스모스 산책로

2. 길모퉁이 코스모스밭

3. 코스모스 길을 만든 명병헌 목사, 사모님

4. 코스모스 길을 걷는 목사님 부부

5. 교회 차고문을 여니 나타난 카페 같은 교회 부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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