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섭 / 장의사> 지금의
장례비를 아십니까? 많은 분들이 모르리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집안에서 장례를 치른 가족도 장례를 주관하신
가족 몇 분만 알고 나머지 가족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죽음과 장례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계몽하는 상담가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장례비에 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은 다 죽습니다. 불변의 진리 중 가장 큰 진리이기에 편하게 말씀 드립니다. 사망 후 전통적인 매장을 하든 화장을 하든 두고 가는 우리의 육신을 처리하여야 합니다. 본인이
결정해 두지 않으면 순위에 따라 배우자, 자식, 부모가 결정하게 됩니다.
평소에 부부간에 의논하였기에 시간이 되어 당사자의 의견을 따르면 좋지만 그마저 없으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결정됩니다.
매장을 결정하시면 묘지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공원 묘지의 위치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납니다. 한 기당 $2,500~$6,000 이상입니다.
그리고 땅을 파고 덮고 하는 인건비가 약 $2,000 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화장이 보편화 되고 있기에 그 물결이 여기에도 미쳐 동포 사회도 화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화장을 하셔도 유골을 안장하신다면 묘지를 준비하셔야 하며 묘지 개폐의 인건비는 땅을 파는 면적이 적기에 조금 저렴합니다.
많은
분들이 납골당에 관하여 질문하십니다. 유골 항아리와 사진을 볼 수 있게 앞면이
유리로 되어있는 자리 한 개당 $3,300~$7,300 합니다. 조금
크고 좋은 자리는 $12,000~$23,000 입니다. 역시
$1,000 정도의 인건비가 추가됩니다. (필자 주: 이 가격은 오늘 현재, 2015년 9월
22일 동포들이 많이 사용하시고, 제가 근무하는 디그니티 메모리얼 장례회사 소속
릿지우드 묘지의 가격임을 알려드립니다.) 우리가
집을 살 때에도 위치에 따라 집 값이 다르 듯이 묘지도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납골당도 건물 안에 수많은 공간들이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사람이 편히 볼
수 있는 눈 높이 위치가 가장 비싸고 천정위치가 가장 저렴합니다. 이상이 묘지에 관한 경비입니다. 조문과
환송과 발인을 포함한 장례 예식이 있습니다. 이 장례 예식 경비는 묘지경비와 별도임을
아셔야 합니다. 미국의 장례법은 예식을 두 가지로 나눕니다. 시신을
모시고 예식을 진행하는 방법 (Funeral Service-장례예식)과 시신 없이 영정사진만 놓고 진행하는 방법 (Memorial Service-추모예식)이 있습니다. 시신을 모시고 시신을 볼 수 있게 관을 열어놓는 방법은 전형적인 미국식입니다.
유래는 미국 남북 전쟁 때 시작되었음을 이전에 말씀 드렸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행하여지는 장례가 추모 예식 방법이지요. 병원에서 돌아가시면 시신은 영안실에 모셔놓고 영정 사진만 빈소에 놓고 조문객의 문상을 받습니다. 여기 시카고 (미국)에서도 한국처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경비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장례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관입니다. 관은 $1,000에서 $10,000 이상으로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나무
관은 나무의 재질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단단하고 귀한 나무, 마호가니로
만든 관은 비쌉니다. 참나무로 만든 나무도 비싸고요. 흔한 나무로 만든
관은 저렴합니다. 철로 만든 나무는 철의 두께와 내면의 천에 따라서 가격이 결정됩니다. ‘메멘토 모리’라는 라틴어가 있습니다. 죽음을 생각하고
살라는 말입니다. 내용인즉, 죽음을 생각하면 오늘의 삶을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들은 인생을 ‘생로병사’로 표현합니다. ‘생로사’, 즉 태어나서 늙어 죽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선인들이 ‘생로병사’라고 했습니다. 태어나서 늙어가며 병들어 죽는다고
했습니다. 장례를 상담하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육신도 정신도 건강할 때 농담 속에 진담을 섞어 장례준비를 해두라고 할 수 있지만,
몸이 아픈 사람이나 가족에게는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민 생활에 성공하여 경제적으로
윤택한 가정도 봅니다. 하지만 장례비가 없어 걱정하는 가정도 봅니다.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태어나서 한 생을 살다 갈 때에 가면 되지만 보내는 가족들에게는 많은 일과 걱정을 남겨두게 됩니다.
자신의
장례를 준비해 두시는 분들께서 한결같이 말씀하십니다. 준비 하신 그 날 밤 아주 편히 주무셨다고. 본인의 마지막 날들을 준비해 두시면 자식들에게,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선물이 됩니다. 성경 말씀에 열 처녀 비유가 있지요.
등불을 준비한 자들을 지혜있는 자로 칭합니다. 지혜는 재물의 많고 적음에 따르지
않고 필시 다가 올 일을 위해 준비해 두느냐, 아니냐에 따릅니다. 이
비유는 2000년이 지난 현재 우리의 삶에도 적용이 됩니다. 한가지
말씀을 더 드리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지금 준비하시는 것이
5년 후, 혹은 10년 후에 구입하시는 것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묘지 값, 장례비는 매년 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