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1 14:41

장의사의 사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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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섭 / 장의사>

 

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고 듣습니다. 특별히 성경 속에 고린도전서라는 책 13장에는 사랑의 특성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교회생활, 신앙생활하시는 분들이 이 사랑을 행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십니다. 사랑이라는 말을 우리 한인들은 일생에서 잠시 씁니다. 청소년 시절, 혹은 20, 30대 때에 연애할 때 잠시 쓰고 잊어버리죠. 여인들은 남편으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일방적으로 평생 듣고 싶어하지만 희망하는 만큼 듣지 못하고 살다, 세월을 보낸 후에는 남편이 평생 웬수가 되어 살아온 정 때문에 할 수 없이 산다고 농담 속에 진담을 섞어 말합니다.

지금 저의 글을 읽으시는 독자들께서는 사랑이라는 말을 들을 때 가슴에 와닿는 사랑의 이미지가 무엇입니까? 머리 속에 복숭아처럼 분홍빛 도는 젊은 시절 연애 할 때가 그려지십니까? . 연애와 사랑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중년과 노년의 분들이 사랑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교회에서 하는 정도이지요. 그러면 젊은 시절 연애할 때 고백하는 사랑과 중년 혹은 노년 시절에 표현하는 사랑이 같은 것일까요?

우리의 한국말 사랑이라는 단어와 영어의 Love는 상대를 향한 나의 감정을 나타내는 포괄적인 낱말입니다. 그런데 주로 교회에서 목사님들은 사랑을 설교하시며 사랑을 분류합니다. 성경에 쓰인 그리스어는 남녀간의 사랑을 에로스 (Eros), 형제간의 사랑을 필리아 (Philia), 그리고 절대적인 사랑 혹은 신의 사랑을 아가페(Agape)라고 각각 따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머리 속에 담고 있는 젊었을 때의 감정적인 사랑, 한 젊은이가 한 여인에게 고백하는 에로스는 열정적이지만 소유적이고 생명이 길지 않으며 성적인 욕망이 깔려 있습니다. 또 한 생을 함께 살아 온 노년의 남편이 아내의 손을 붙잡고 여보, 사랑해하면 이 사랑은 필레아적, 즉 우리 한민족의 표현대로 진한 정에 더 가까운 사랑일 수 있습니다. 신의 사랑으로 표현되는 아가페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런 그림이 그려 집니다. 만약 젊은 청년이 양로원의 한 외롭고 가난한 노인에게 지극히 봉사를 하며 “I love you”, “사랑한다고 말할 때 이 사랑이 신의 사랑이라고 표현되는 아가페가 아닐까요?

우리 사람은 영과 육으로 이루어 집니다. 그리고 죽음이란 영과 육의 분리이며 영혼이 육신을 떠나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육신의 속성은 동물들과 같습니다. 제가 동물학자는 아니지만 동물들도 생식 본능의 때가 되면 짝을 찾아 다니며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구애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에로스 사랑이지요.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며, 태어나서부터 같이 하며 힘든 일, 어려운 일을 함께 하며 살아 오는 동안 쌓아온, 너가 내가 되고 내가 너가 되는 이 관계에서 생성되는 정이 필레아 사랑이 아닐까요?  이 두 사랑은 우리가 죽으면 두고 가고 부패되는 육신에 속한 사랑입니다. 하지만 신의 사랑이라고 표현되는 아가페는 우리가 죽을 때 떠나가지만, 영원한, 영혼이 하는 사랑인 것 같습니다. 내 안에 있는 영혼이 다른 사람의 영혼을 사랑하는 사랑. 가시적인 현상을 초월한 사랑. 하나님의 영혼을 닮은 영혼을 사랑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사랑하는 이 사랑이 아가페사랑입니다.

서두에 언급한 바울 서신 고린도전서 13장에서 정의하는 사랑은 모두 아가페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 있을지라도 아가페, 즉 영혼이 하는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영혼이 하는 사랑은 (아가페는) 오래 참고 온유하며 투기하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으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입니다. 우리가 영혼이 하는 사랑을 인간적인 사랑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행하려고 하니 힘이 들고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베드로에게 묻고 대답한 내용이 이렇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한다고 세 번이나 질문하고 대답했었지요. 우리 한국어는 사랑, 영어는 Love 같은 단어이지만 원문은 이러합니다.  

“Do you agape me? Yes, I Phillea you.

Do you agape me, Yes, you know I phillea you, 

And then do you Phillea me?  Yes, you know me all, I phillea you.”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너의 영혼이 나를 사랑하느냐고 두 번이나 물었지만 베드로는 두 번 다 인간적인 사랑을 한다고 답하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예수님께서 질문을 고치십니다--신학적인 깊이는 목사님들께 여쭈어 보십시오.

영혼이 하는 사랑, 생각해 볼 만 합니다. 한편의 시를 드립니다.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엎드려 비는 말 들으소서

내 진정 소원이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더욱 사랑.

이 세상 떠날 때 찬양하고 숨질 때 하는 말 이것일세

내 진정 소원이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더욱 사랑.

 

이 고백은 세상에서 가진 것 다 빼앗긴 후 인생의 깊은 바닥에서 한 영혼이 고백하는 사랑 아가페 입니다. 장의사가 되기 전에 희미하게 이해되던 말씀들이 요즈음 조금 더 밝게 보입니다. 할렐루야!


장의사의 사랑론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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