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섭 / 장의사> 아십니까? 여자의 평균 수명이 남자보다 7년정도 더 길다는 것을. 저의 아내가 저보다
3살 아래이기에 통계로 본다면 제가 가고 10년은 더 살 것이랍니다. 아십니까? 노인 시설에 가보면 거주인의 80-90 퍼센트가 할머니들인 것을. 이 사실은 위의
통계를 뒷바침해 주네요. 아십니까? 남편이 돌아가신 장례를 치를 때 장의사인 저는 관 속에 누워계신 남편을 부인 홀로
조용히 먼저 만나 보게 한다는 것을. 저는 부인을 모셔다 드리고 문간 뒤로
물러 서지요. 아십니까? 가신 남편 보며 부인께서 하시는 말이 무엇인지. 자식들도, 가족들도 없는 단 둘만의 이 시간,
수 십 년 동안의 님에게 내어 놓는 몇 마디가 진정 무엇일까요? 아십니까? 그 한마디는, 그 한마디는 대부분 “미안해요” 이더군요. 아십니까? 왜 미안해 하시는지?
먼저 가시게 해서일까요? 살려 내지 못해서일까요? 무슨 죄송스런 마음이 넘치기에 미안할까요? 아십니까? 혹시 ‘남편나무’라는 시를. 페북에서 한 바퀴 돌았다는데 저는
이제야 보았습니다. 한국 사람이 쓴 시이겠지요. 그래서 우리의 삶을
반영하지 싶습니다. 아십니까? ‘남편 나무’가 ‘미안합니다’의 답이 될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