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언
저는 시카고한인교회를 섬기는 김영언입니다. 사회적으로는 법무법인 미래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의 “오네시모의 독백”을 하늘소리에 연재하게 되어 너무나 영광입니다. 독자분들을 위해 이 연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합니다.
제가 시카고한인교회에 자리잡도록 인도해 주신 박정수 장로님과 같이 한 구역의 이름이기도 한 오네시모는, 매우 매력적인, 그러나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신약성경의 인물입니다. 그의 이름은 성경에 단 두차례 언급됩니다. 골로새서(골4:7)와 빌레몬서(1:8~18). 빌레몬서는 매우 특이하게도 바울이 빌레몬에게 보낸 개인편지가 정경이 된 25절짜리 단 1장의 성경입니다. 바울은 로마의 자신의 심복 오네시모가 골로새 교회의 지도자이자 자신의 제자인 빌레몬의 옛 종이었으며 그로부터 귀중품을 훔쳐 달아난 과거를 알게 되었습니다. 편지에서 바울은 옛 주인에게 오네시모를 용서하여 받아줄 것과 만약 빚진 게 있으면 본인이 대신 갚아줄 것임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성도 간의 이야기로 작은 에피소드가 되지만 거기서 그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훗날 오네시모는 당시 핵심 교회인 에베소교회의 감독이 되었고, 복음을 위해 순교한 것으로 전승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노예에서 주교로. 이 드라마틱한 삶의 이면에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요. 우리 각 사람에게 그러하듯 오네시모에게도 인생과 구원과 신에 대해 씨름하던 중년의 세월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살았던 1세기 로마제국과 예수 사후 교회의 성립 시기에 오네시모가 느꼈을 세상과 신, 그리고 교회에 대한 생각들을 당시 사실 관계에 입각하되 재미있게 추측한 기록을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픽션이 아니라 소위 팩션이라 하는 글이겠지요.
스토리텔링의 방식은 제가 대학시절 읽은 철학자 파스칼의 수상록 팡세의 형식입니다. 생각 가는 대로 숫자를 더해가면서 소제목과 함께 글을 더해가 보겠습니다. 그의 숨겨진 삶에 법학과의 조우도 넣을 예정입니다. 모든 법학의 근본이 된 로마법의 주요개념이 에피소드와 함께 담길 예정입니다. 40대 가장으로서 살아가는 삶의 단상도 담길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막 생성된 기독교 의 성취와 실패, 고민과 가르침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성찰이 담길 것입니다. 평신도로서 신학적인 주제를 다뤄보는 것도 그렇고, 가뜩이나 분주한 삶에 무모한 도전인 듯도 합니다. 허나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제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확신에 차 있습니다. 부디 이 마음이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길 바랍니다. 저의 오딧세이를 격려하며 지켜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