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채복기 목사>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무서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사실이지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우리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다시한번 절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일찍이 겪어보지 못했던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혼란스럽고 이제는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 자비의 손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이 고난의 시간들이 속히 지나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픔과 고통 가운데 있는 이 모든 사람들이 하루빨리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이런 기도를 드리며 그저 겸손 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그동안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비상사태로 인해 우리 한인교회들도 집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고 죄책감 비슷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막상 TV를 통해 예배를 드려 보니 예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의 감정들이 확, 밀려오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 까지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며 뜨겁게 하나님을 찬양 할 수 있었던 그때가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다 똑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집에서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 가운데 하나님 앞에서 죄책감이 든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야기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목사님, <일제 강점기 때는 목숨을 걸고 예배를 강행했던 목사님들도 많이 있었는데 우리가 겨우 코로나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예배를 중단한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라는 분도 계셨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제강점기 때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나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예배를 강행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은 <나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예배를 강행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나의 이웃 우리 사회 그리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미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부득불 집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만약 주일예배를 강행하다가 교인들 중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생기게 된다면 내 이웃이나 교인들까지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파만파 기하급수적으로 퍼지고 있는 무서운 전염병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 집에서 몇 주간 예배를 드리는 것에 대해서 하나님 앞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주 정부 행정 명령에 적극 동참을 하여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하루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를 떨쳐 버리는 일에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습니다. 생명이 없으면 생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생명이 있어야 종교의 자유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은 잠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고 불편하고 힘이 들지만 하루빨리 이 무서운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월등하게 많습니다. 국가적 비상사태입니다. 뉴욕이나 캘리포니아뿐 만 아니라 이제는 미국의 거의 모든 지역까지 행정 명령이 떨어진, 말 그대로 전시상태입니다. 이럴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더욱더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무조건 정부의 모든 방침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기독교가 앞장서서 모든 국민들이 원하는 시대적인 정신을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교회가 무슨 뜻이죠? 신약성경에서 말하는 교회는<에클레시아>입니다.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십자가가 보이는 교회 건물만 교회가 아니라 벽돌로 지어진 예배당만 교회가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동체>가 교회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집에서 드리는 예배 안에서도 <교회>는 여전히 존재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 교회가 <주일예배>를 포기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교회 밖에 있는 이웃들을 위해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지금이야 말로 실천 할 때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하는 것이 <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그 대답은 간단합니다. 이렇게 위험 할 때 나의 신앙만 지키겠다고 무조건 교회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세상 사람들과 똑 같이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불편하지만 집에서 예배를 드리며 주 정부의 모든 방침에 함께 동참하는 것이 <나의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한국에 있는 소수의 교회들이 수천 명씩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 말씀은 교회가 세상을 염려해야지 세상이 교회를 염려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피하기 위해서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해도 신앙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결코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사실입니다. 물론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이 어려운 상황이 잠깐 지나가고 난 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다시 교회에 모여서 예전처럼 예배를 드려도 우리 하나님은 절대로 진노 하실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참 좋으신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동안 우리가 성전에 모여서 하나님을 뜨겁게 찬양하고 자유롭게 마음껏 예배드릴 수 있었던 그때가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새삼 깨닫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매주일 교회에 나가서 예배드리는 것을 지루하다고 불평했던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는지... 이번 기회에 우리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 볼 수 있는 귀한 계기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이 많이 답답하고 불편하고 힘들지만 이렇게 “영상을 통해서라도 예배를 드릴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이 땅에 두려움이 가득한 곳곳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리스도인들이 다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