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언 변호사>
콜롯세움에 비치는 석양빛을 받은 바울의 얼굴이 종종 떠오른다.
예루살렘에서 포송되어 가이사르의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백부장과 천부장에게 복음을 전하던 그이. 제국의 변방에서 이미 흘러와 일부 유대 이민자들 사이에 주목받던 청년 예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포로 로마노의 빛나는 건축물과 자긍심 높은 로마 시민들 사이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나 기이하게 퍼져 나간 인간의 구원에 대한 이야기.
이스라엘의 신이 있다 하여도 어쩌면 그리 찌질한 민족을 골라 신을 자처했는가 나무라며 이제 어찌하여 모든 민족과 로마의 유일신이 되고자 하는가 공박하던 한 집정관의 지적에, 흔들림없이 자신이 보고 온 하늘과 신의 뜻,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예수의 죽음을 논증하던 바울의 그 확신에 찼던 얼굴.
이 어리석은 구원의 도는 따르기로 한 지금도 나를 갈등하게 하지만, 날 것 그대로의 바울은 참으로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이 바울의 힘이었는지 하나님의 뜻이었는지 아직도 알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