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번째 이야기: 수헤나 가족을 잃고서

by skyvoice posted Jun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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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언 변호사>

 

수헤나 가족은 아시아 동쪽지방 출신이었다. 그들은 로마의 도시 골로새로 이민을 오면서 생애 처음으로 예수의 복음을 들었고, 곧 세례를 받은 뒤 가정 교회 안으로 들어왔다. 문제는 그녀의 어린 아들 예리코로부터 발생했다. 예리코는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다. 예리코는 부모가 가정 교회 내 또래 아이들이 있는 몇몇 가정과 식사와 교제를 할 때마다 아이들과 계속 갈등을 빚었다. 수헤나는 무난한 성격이었으나 아이의 사기를 꺽지 않는 데에는 마음을 크게 두는 엄마였다. 어느날 예리코와 한 또래 아이는 서로 간에 장난감을 빌려준 것인지 훔친 것인지를 두고 크게 다투었다. 수헤나는 억울해 하는 예리코를 데리고 그 아이의 엄마에게 서운함을 표시한 뒤 교회를 떠나갔다. 아이들의 텃세도 있었겠지만 객관적으로 예리코가 조금 문제가 있어 보였다. 다른 몇 가정이 예리코와 아이들 간의 비슷한 갈등을 전하였고, 그 결과 수헤나 가족을 붙잡거나 갈등을 봉합할 노력 없이 시간이 흘렀고 수헤나 가족은 신앙에서 멀어져 갔다.

 

아이들간의 사소한 문제로 막 신앙에 접어든 저들을 잃은 이 일이 시간이 지나도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더 잘 할 수는 없었을까. 예수가 사역 초기에 산상에서 남긴 얘기를 사도 베드로에게 들은 적이 있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예수가 제자에게 바라는 삶의 수준은 인간의 자연스런 성정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만약 예리코와 수헤나를 사랑하기 위해 저들을 용납했다면 그 상대방이었던 다른 가정과 아이에게는 억울한 일이 되었을 수도 있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이 세상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굉장히 어리석은 일로 보이기도 한다. 이민자로서 정착에 열심이던 수헤나 가족의 평안을 위해 기도한다. 그 가정을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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