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날씨가 무척 덥네요. 2주째 90도가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각별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 더운 날씨에 장로님, 권사님께서 정성껏 심어 주신 꽃들이랑 토마토랑이 너무 시들해지는 것 같아 아침 나절 열심히 물 주고, 잡초 뽑고, 내친 김에 몇 년 전 ㅈ 집사님이 힘들게 만들어 주신 피크닉 테이블들이 많이 더러워졌기에 파워워셔로 깨끗이 청소하고 날씨도 좋겠다, 한 이틀 바짝 말린 뒤에 페인트칠이나 다시 하자는 마음으로 파워워셔를 두어시간 돌렸더니 출출해 지는 것이 갑자기 찬물에 말은 밥과 김치가 생각나는 것 아닙니까!

대개 출출하면 사무실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는데 그날 따라 밥, 김치 생각이 간절해 집에 가서 “빛고을” 김치에다 물 말은 밥으로 한끼를 “거하게” 때웠습니다.

갑자기 땡겨온 밥, 김치 생각에 사람 몸이 아플 때 필요한 음식을 알아서 챙긴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왜 갑자기, 오랜만에 찬물 말은 밥이랑 김치가 땡겼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참기름에 간장 넣고 밥을 비벼 먹을까 하는 생각도 났었는데 ...

왜 어렸을 때 먹었던 밥이 갑자기 생각 났을까 생각해 보니 ... 누군가 “죽을 날이 가까웠나 봐요” 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고요 ... 아마도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지만 속으로는 나름 많이 힘들고 어려웠나 보다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대개 어렵고 힘들면 어렸을 때 추억의 음식이 생각나곤 하지 않습니까?

여러분도 많이 힘드시죠? 금년 들어 날씨는 또 왜 이리 더운지 ... 날짜를 세어 보니 재택 격리령이 내려진지 어제 토요일로 105일째였습니다. 주로 따지면 15주째가 되니 거의 넉 달을 감옥 아닌 감옥에 갇혀 지낸 것이 되네요. 이런 초유의 사태가 우리 마음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는 무엇보다도 가장 기본적인 것을 충실히 붙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이 힘들 때는 가장 기본적인 하루 세 끼와 잘 자는 것, 그리고 인간의 기본적인 운동인 걷는 것이 필요하고, 관계가 힘들어 졌을 때는 관계의 기본인 대화가 필요하고, 마음이 힘들 때는 나의 마음에 바탕에 깔려 있는 어렸을 때의 좋은 기억들이 필요하 듯 말입니다.

우리의 신앙에 있어서도 이렇게 기본적인 것이 가장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성경말씀 30구절을 외우는 설교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 무엇보다도 제게 큰 은혜와 힘이 되고 있네요. 생각해 보니 설교자로서 성경의 가장 중요한 말씀 (사실 성경의 모든 말씀이 다 중요하지만) 30개를 가지고 반년을 설교한다는 것은 큰 축복 중에 축복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과 영혼이 힘들어 가는 것 같았는데, 무엇보다도 어렸을 때부터 듣고 또 들었던 말씀들을 매주 새롭게 외우며 묵상하는 것이 저에게는 밥 한그릇과 김치의 시원한 콤비처럼 큰 힘이 되는 것을 느끼며, 여러분에게도 동일한 은혜가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제 재택 격리령이 내려진 105일만에 교회문을 부분적이지만 다시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아직도 조심스런 부분이 많이 있고, 아직도 마음을 놓지 않고 조심해야 할 때이지만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가장 기본적인 신앙의 모습을 이제는 조금씩이나마 되찾아야 할 때인 것 같아서 re-opening을 준비했습니다.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코로나 사태를 바라보면서 더욱 힘들어 질 수 있는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온전히 붙잡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삶의 기본적인 것으로 중심을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식사 잘 하시고요. 간단한 운동이라도 게을리 마시고 ... 온라인 예배라도 현장 예배와 같이 큰 소리로 찬양하며 정성을 다해 드리시고, 카톡 묵상을 통해서 매일 말씀과 함께 기도하는 신앙의 기본을 또한 지켜 나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운 시간을 길게 지나 왔지만, 이제 현장 예배도 시작했으니, 조금만 더 가면 되지 않을까 하네요. 힘 내시고요! 많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