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규 선교사>
Covid 19 로 세상이 시끄러운 이 때에, 독일 북부의 소도시에서 살고 있는 집시 형제 '요넬' 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의 삶이 담긴 책을 출판하였다는 소식을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
루마니아에서의 첫번째 사역지는 Arad 의 한 모퉁이 정착 집시들 구역인 '케케치' 라는 곳이었다. Arad Baptist Association과 협력하기로 하고 Arad 에서 선교적 삶을 시작했던 나는 그 당시, 지방 회장이었던 Viorel Iuga 목사 (현재, 침례교단 총회장)로부터 '케케치' 집시촌에 있는 Credință 교회에 가서 사역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Viorel 목사는 내게 마땅한 목회자가 없어서 거의 문을 닫아야할 처지에 있는 침례교단에 속한 'Credinta' 교회룰 일으켜 달라는 권면을 했다.
나는, "부름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 찬송의 가사를 되새기며 서슴치 않고 부임했다. 10명 안팎의 성도들과 몇 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부임하기 얼마 전에 이 교회에 와서 힘겹게 사역하고 있었던 ' 마르쨔' (몇 년 전에 하나님의 품에 안김)를 만났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온 선교사가 아니라 한국에서 온 나를 하나님께서 보내 주신 사람으로 여겼다. 그래서 우리는 금방 복음 사역의 동료로서 선교적 파트너가 되어 열정적으로 주어진 일들을 감당했다.
죽어 가던 Credință 교회는 살아 났고 나는 이 교회를 모체로 집시 복음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루마니아 전역으로 복음을 확산시켰다. 집시 복음화 사역을 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새로운 복음 전파자를 양성해야 되겠다는 점이었다. 하여, 선교적 마인드가 있는 루마니안 신앙자들을 모아서 "Fountain of Life" Mission 과 Romania Missions Training Institute 를 설립하였고 현지인 복음 사역자를 양성하는 터전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렇게 목회와 선교를 병행했었던 그 때에, Credință 교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Murgu Teofil 의 아들인 Ionel 과 Mirtu 는 교회를 다니면서 성장했다. 미트루는 음악에 재능이 있어서 예배 때 모든 반주를 담당했고, 나중에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특수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독일로 갔다. 요넬은 선교적 비전을 지니고 있던 바라 신학대학에 진학하여 신학과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복음 사역자로서의 길을 걸었다. 물론, 내가 원장으로 있던 선교훈련원에서 2년간 선교 교육도 받았다. 아라드 집시촌에서 살았던 그들의 어린시절과 지금 가정을 이루고 독일에서 살고 있는 모습이 겹쳐서 뇌리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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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동족들을 모아 교회를 개척하고 일하면서 설교자로 살고 있다. 작년에,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다고 내게 출판비를 보조해 줄 것을 요청한바 있었다. 그리고, 옛날 선교훈련원 시절의 사진을 포함해서 나와 연관된 이야기도 기록하려는 의도로 이런 저런 자료도 요청했다. 그러나, 나는 나름대로 바빴고 또 출판비용을 도울 여력도 없었기에 원하는 바를 지원하지 못했다.
그에게는 한때 자신의 목사였고 스승이었던 사람이 자신의 책 출간에 어떤 도움도 주지 않은 것이 서운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의 책 출간에 있어서는 물질적 도움 보다 실제적 조언과 기도 응원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의 책에 나에 대해서 한 줄 기록되기 보다는 하나님을 향한 그의 중심이 바로 잡힌 책을 출간하라고 독려했다.
근래에, 시집이나 신앙 간증, 설교집 등을 출판하는 제자들, 지인들이 부쩍 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책 출간을 자제하기를 바라고 있음도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Ionel Murgu 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진심으로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요넬'은 내가 Credință 교회에서 10년간 목회하고 떠난 후에, 그 교회에서 목회자로 사역했던 이야기와 신학대학에서 수학하고 미국의 교회에서 몇 년 연수를 거쳐서 다시 루마니아에서 선교적 삶을 살았다. 그러다가 루마니안 여성과 결혼했었는데 이혼을 하면서 몸에 병도 생겼고 매우 힘든 시간들을 보내던 중에 독일에서 살던 집시 여인 (나의 집시 선교 동역자 '퍼니카'의 딸) '펠리치아'와 재혼을 하고 독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리고 그곳에 집시들이 많이 살고 있음을 알고 교회를 개척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을 때 나는 "선교사는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로 세우는 사람이다" 라고 강조하며 교회 개척의 의지를 지지했다. 그는 결국 교회를 개척하여 일하면서 목회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그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 집시 복음화를 위해서 열정을 다했던 지나간 순간들이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처럼 이어져 내 뇌리를 스쳐간다.
박천규 선교사
Cheon K.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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