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어느새 8월이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을 하다보면 가끔 몇 년 전에 올린 사진들을 다시 보여주면서 “몇 년 전 오늘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라고 알려 주곤 합니다. 여름이 되면서 그렇게 올라오는 옛 사진들이 꽤 되네요.
그 중에는 몇 년 전에 한국 다녀온 둘째 아이 사진이며, 탄자니아 갔다 온 셋째가 진흙바닥의 교회에서 VBS 인도하는 사진 등도 있고 ... 몇 년 전 멕시코 쇼첼 마을에서 7월의 무더위에 땀 뻘뻘 흘리며 선교하고 있는 사진에다, 작년에 웨스트릿지와 잉글우드에서 마을 잔치했던 사진들도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주에는 중고등부 수양회 가는 아이들을 학부모들과 함께 교회 앞에서 바래주는 사진도 올라 왔더군요. 그런 사진들을 보니 왠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빈 교회당을 지키고 있다 보니 어느새 여름이 다 지나가는 것도 모른 채 지낸 것 같습니다.
작은 교회 텃밭에 토마토가 주렁 주렁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금년에 고추는 왜 그리도 맛이 있던지, 한국 음식을 잘 먹지 않는 막내도 끼니 때마다 대여섯 개씩 집어 먹어, 토요일 오후에 나가 보니 달랑 하나만 달려 있더군요. 이젠 빨갛게 익어가는 토마토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무 일도 없이 지나 간 여름인가 했더니 고추도 자랐고, 토마토도 자랐고, 깻잎도 ... 그리고 더불어 무성한 잡초까지 ... 생명의 역사는 부지런히 계속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중고등부는 온라인으로 여름 수양회를 가졌습니다. 전도사님들과 봉사자들이 수고해서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예배는 프로에 가까운 녹화 기술로 현장에서 드리는 것과 별반 다름없는 느낌으로 예배를 드렸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시간도 전문 유투버 수준의 진행으로 기대 이상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애쓰신 전도사님들과 스태프들의 수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주일에는 어린이부에서 체육회를 가졌습니다. 날씨가 꽤 더웠지만 사택 뒤의 그늘 진 곳에 널직히 떨어져 돗자리들을 깔아 놓고 물놀이로 더위를 식혀가며 정말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수고하신 전도사님과 김성수 어린이 부장님, 그리고 이성민 선생님과 이주은 학생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어린이부에서는 주일에 못하는 분반 공부를 줌으로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때 변혜민, 이성님 선생님 인도로 갖고 있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 어린이부는 7월에 줌으로 일주일간 여름성경학교도 열었네요. 그러고 보니 나름 많은 일을 하며 지나가는 여름인 것 같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린지 5개월이 지나다 보니 녹화, 편집, 송출 등 기술적인 면도 많이 늘었고, 그러면서 막막하던 미래도 조금씩 그 새로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희망적인 마음 가운데 가을을 준비하게 됩니다. 8월 15일 토요일부터 토요 새벽 기도회를 다시 시작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토요 새벽 기도회는 드라이브인 형식으로 생각 중입니다. 그동안 막혀 있던 마음을 차 속에서 마음껏 기도하면서 시원하게 푸실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9월부터 가을 성경공부를 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4명에서 8명으로 먼저 그룹을 만들어서 몇 가지 옵션 가운데서 그 그룹이 원하는 성경공부를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옵션 중 하나는 QT (사도행전)를 한 달간 하는 것이고, 두 번째 옵션으로 10주간 공관복음서 (마태, 마가, 누가)를 공부하는 것입니다. 또한 세 번째로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6주간 일대일 지도자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달에 한번 외부 강사를 모신 줌 세미나와 또한 잠시 중단했던 독서모임도 한달에 한번꼴로 계속해 보려고 합니다.
2 주 후면 말복이고, 오는 목요일은 입추라고 합니다. 어느 정도 뉴노멀에 익숙해져 가는 이때, 다가오는 가을에 하나 둘 맺어야 할 열매를 위해서 다시금 부지런을 떨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국가 앨러지 전염병 센터 원장인 파우치 박사가 내년 봄이면 코로나 백신 접종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말을 했다고 합니다. 현재 가장 믿을 만한 지도자의 입에서 나온 희망적인 말에 조금은 힘이 나네요. 이렇게 가을을 향해 여름이 지나갑니다.
(2020년 8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