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내리는 뿌리

 

 

 

 

<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요즈음 3부 온라인 예배 찬양을 녹화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 3부 예배는 열린 예배로 찬양팀이 인도해 주는 찬양이 늘 은혜로웠는데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되면서 한동안 찬양팀의 찬양 없이 예배를 드렸었습니다. 그러다가 1부 전통예배를 다시 대면예배로 시작하면서 3부 예배도 원래의 모습대로 열린예배 형식을 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찬양팀을 다 동원해서 대면 예배를 드린다거나 아니면 실시간 방송 예배에 찬양팀을 동원한다는 것이 여러가지 쉽지 않다는 판단이 서서 우선 찬양팀의 찬양 부분을 녹화해서 사용하는 방법을 택해 보기로 한 것입니다.

지금은 2~3주에 한 번 정도 찬양팀이 모여서 두 주일치의 찬양을 녹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찬양팀의 보컬 세 분 집사님들이 오랜만에 (8개월만에!) 다시 모여 찬양을 인도해 주셔서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비록 녹화지만 다시금 교회에서 찬양 연습도 하고 하니 조금씩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아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감사합니다.

전도사님들이 인터넷에서 물어가며, 연구해 가며 애써 주셔서 녹화 찬양 영상이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소리도 아주 잘 “잡은 것”같고요. 이제부터 찬양팀의 찬양 영상 한두개를 매주 유튜브에 올릴까 하는데 한주를 살아가면서 귀한 찬양의 은혜로 힘을 얻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주일 찬양 녹화를 하다가 갑자기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악기를 다루고 뒤에게 녹화를 돕는 이들이 다 PK (목회자 자녀) 들이라는 것입니다. 기존 찬양팀 멤버들이 갑자기 사정들이 생겨서 대신 반주를 부탁한 이들이 김창호 목사님의 자녀인 혜린 자매와 세현 형제, 그리고 제 아들인 하늘이, 더불어 인도를 맡은 우찬제 전도사님과 카메라와 녹화를 맡아준 조나단 전도사님과 김성윤 형제까지 모두가 목회자의 자녀들인 것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믿음의 뿌리의 힘이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저희 샴버그 살렘 한국학교 표어가 “뿌리 깊은 나무는 높이 자랍니다” 입니다. 다인종이 사는 미국땅에서 한민족이라는 뿌리 의식이 분명해야 크고 건강한 꿈을 꾸며, 높이 뻗어갈 기초를 든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표어를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뿌리 깊은 나무가 높이 자랄 뿐 아리나 힘들고 어려울 때 흔들리지 않고 잘 서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자명한 사실을 교회가 어려울 때 한발자욱 앞에 나서준 PK 들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온라인 서베이에 여러분이 참여해 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참여해 주신 분들과 특별히 귀한 코멘트들을 남겨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온라인 예배는 6점 이상을 주신 분들이 86%로 (7점이상은 75%)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그래도 현장예배에 긍정적인 대안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온라인 예배를 계속 드렸으면 하는 분들은 15%에 불과하고, 또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적 침체를 느끼신다는 분들이 54% 가 되어서 온라인 예배만으로는 이 어려운 때를 이겨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이제 말복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가을을 준비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가을하면 열매를 생각하게 되는데 금년 가을에는 뿌리를 생각하게 되네요. 이 어려운 때에 무엇보다도 뿌리를 깊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이제 곧 시작하는 가을 성경공부와 가을 QT 모임에 열심히 참여하셔서 겨울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믿음의 깊은 뿌리를 내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교회문도 개인별로 나오셔서 기도하실 수 있도록 조금 더 열어 놓으려고 합니다. 드라이브인 기도회와 예배를 통해서 다시금 교회를 향하여 발길을 돌리는 기회도 만들려고 하고요.

이번 가을에는 예수님을 더욱 깊이 만나는 뜻 깊은 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가을에 내려질 뿌리! 그 뿌리의 깊이가 기대가 됩니다. 아멘!

 

--2020년 8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