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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jpg

 

 

 

<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큰애가 이번 주일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첫번째로 치르는 혼인이라 얼떨떨 하기만 한데, 코비드19 때문에 아무도 모시지 못하고 가족들만 모여서 교회 마당에서 식을 갖게 되어 섭섭함도 적지 않네요.

며느리 아이와는 큰애가 대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다 본격적으로 사귄 것은 졸업 후라고 들었습니다. 우연히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너무 통하는 것이 많아서 때부터 사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둘이죽이 맞아서로 좋아하는 것을 보니 감사하기만 합니다. 사돈댁은 저희 교우 분과 전에 다른 교회를 함께 다니셨던 적이 있어서 왠지 낯설지 않고 가깝게 느껴지는 분들이라 또한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부모가 없겠지만, 아이가 결혼한다고 하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그동안 못해준 것들은 이렇게 선명하게도 생각나는지! 미안한 마음도 많고, 자라서 이렇게 결혼식까지 올리게 것이 너무나 감사하기도 하고, 앞으로 살아주겠지 하는 기대감과 걱정도 가끔 밀려 오고요. 그러는 와중에 코비드19 인해서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 식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안스럽기도 하고, 반면 그럼에도 꿋꿋이 본인들의 행복을 찾아 가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 요즈음 생각이 많습니다.

그것에 덧붙여서 목사 아빠가 되어서 결혼하는 아이에게 뭔가 그래도 근사한 한마디는 해야 같은 부담이 있어서 더욱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이리 저리 고민하다가 27년전 저와 아내가 결혼하면서 나누었던 저희 결혼 서약을 나눠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약서를 찾아서 다시 꺼내 읽어보니 결혼하면서 가졌던 풋풋한 사랑의 열기와, 당시 젊은 전도사로 세상을 향해 품었던 열정,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순수함이 조금은 유치한 문구 여기 저기에 묻어 있는 같아, 지금의 나보다는 때의 내가 있는 말이 도움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결혼 서약을 이렇게 했더군요.

나는 당신과 함께 나의 모든 것을 거짓없이 나누길 약속합니다. 나의 기쁨, 슬픔, 희망과 걱정, 나의 가장 잘난 , 못난 것까지 거짓없이 나누며 살겠습니다. 나의 가장 좋은 당신에게 주며, 또한 우리의 가장 좋은 이웃에게 나눠 주길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서로를 세워주며, 더불어 함께 자라는 동반자가 되기를 약속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당신을 존중하며, 당신의 속에 하나님의 귀한 뜻하심이 이뤄지도록 기도하며 도울 것입니다. 아울러 서로에게 배우며 서로를 깨우쳐 줌으로 나은 행함의 삶을 위한 배움에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사랑하는 삶을 살기를 약속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사랑 배우기에 게을리 하지 않으며 나의 모든 것으로 변함없이 진실하게 당신을 사랑하길 약속합니다. 더불어 우리의 사랑이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닌 세상을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 부분이 되게함에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당신과 함께 걷는 당신의 동반자 것을 약속합니다. 앞에서도 아니오, 뒤에서도 아닌 당신 곁에서 주님의 인도하심 따라 사랑하며 우리의 주어진 길을 성실히 같이 걸어 것을 약속합니다.”

결혼 서약서를 다시 읽어 보면서 그나마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될 다시 꺼내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들 보다는 우리 부부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퍼뜩 드네요. 그래도 이런 서약 덕분인지 크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온 같아 감사하면서, 같이 지나가는 세월 속에 나부터 다시금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구나 다짐해 보게 됩니다. 내용이야 어떻든 우리 부부가 가졌던 순수한 마음 만큼은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코로나로 교회 잔디밭에 텐트 치고 야외 예식으로 준비했는데 비가 온다고 해서 조금 속상하지만, 식이 있을 오후에는 날씨가 개인다는 예보여서 믿음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금년 여름에는 코로나로 패밀리 축제를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나마 교회 마당에 텐트를 한번 쳐보게 되는가 봅니다.

 

2020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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