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동화작가 / 동화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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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고쳐주세요
깜깜한 밤 하늘에 달이 환하게 떠올랐어요. 달은 수현이네 안 마당을 비추고 있었지요.
“와! 예쁜달이다. 꼭 우리 엄마 눈썹같이 생겼네. 와! 정말 예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수현이는 달을 보러 밖에 나갔어요. 그런데 달의 모습이 매일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았어요.
“어? 달이 밥을 많이 먹나? 점점 살이 찌네. 전엔 엄마 눈썹 같더니 이젠 송편 같아.”
“그래그래. 달아, 밥 많이 먹고 건강하게 쑥쑥 자라라.”
수현이는 달을 향해 씨~익 웃어주었어요.
며칠이 지났어요. 수현이는 엄마와 함께 할머니 댁에 갔지요.
“많이 먹어라. 많이 먹고 쑥쑥 자라거라.”
할머니는 수박을 먹는 수현이 등을 쓱쓱 쓰다듬어 주셨어요.
”어? 그건 내가 매일 달에게 한 말인데.”
수현이는 갑자기 달이 보고 싶어졌어요.
“할머니, 할머니 집에도 달이 있어요?”
“그럼! 수현아, 이따가 밤이 되면 할머니랑 밖에 나가 볼까? 아마 커다랗고 둥근 달이 떠 있을
걸.”
“정말요? 할머니 밤에 꼭 달 보러 가요.”
“그래, 그래.”
새까만 밤이 되었어요. 하늘에는 크고 둥근 달이 둥실 걸려 있었지요.
“와! 굉장히 크다. 우리집 달은 할머니네 보다 작은데.”
“그래? 그럼 할머니네 달은 밥을 더 많이 먹나 보지. 우리 수현이도 밥 잘 먹지? 음식 가리지 않고. 그래, 건강하게 자라서 저 달처럼 예쁘게 자라거라.”
“네.”
수현이는 한참 동안 달을 올려다보았어요. 달이 수현이를 보고 미소 짓는 것 같았어요.
할머니 댁에서 돌아온 지 며칠이 지났을 때 수현이는 갑자기 달이 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갔지요. 그런데 하늘에 떠있는 달의 모습이 이상했어요.
“어? 달이 작아졌네. 어디 가 아픈가?”
수현이는 걱정이 되었지요. 걱정이 되어 매일 밤 나가 보았어요.
“어? 오늘은 달이 더 작아진 것 같아. 큰일 났어. 아무래도 병이 난 것같아. 어서 의사 선생님을 불러야지. 아, 그런데 저렇게 높은데 있으니 의사 선생님이 어떻게 올라가지?”
수현이는 아빠에게 달려갔어요.
“아빠, 달이 매일 작아져요. 어디가 많이 아픈가 봐요. 어떻게 해요?”
“달이 작아져서 걱정이 되니?”
“네. 빨리 의사 선생님을 불러야해요.”
수현이는 걱정이 되었지만 아빠는 빙그레 웃으셨어요.
“우리 수현이가 참 예쁜 마음을 가졌구나. 그런데 수현아, 아빠 생각에는 달이 아픈 게 아니고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아. 왜냐하면 매일 밤 세상을 비추고 있으니까 얼마나 힘들겠니? 계속 밥 잘 먹고 잠 잘 자면 나을 거야. 그리고 당장은 고칠래도 너무 높이 있어서 사람이 고칠 수도 없어.”
“그럼 정말 병이 났을 땐 어떻게 해요?”
“수현아, 잘 생각해봐. 달은 누가 만들었을까? 사람이 만들었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수현이는 고개를 흔들었어요.
“아니예요 아빠, 하나님이 만드셨어요. 하나님이 세상을 다 만드셨다고 했잖아요.”
“맞아. 달을 만드신 분은 하나님이야. 그런데 하나님은 어디 계시지?”
“하늘에요.”
“그래.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지? 그러니까 걱정할 것 없어. 달이 아프면 하나님이 고쳐 주실거야. 이제 몇 밤만 지나면 다시 건강해질 꺼야.”
그날부터 수현이는 밤마다 기도했어요.
“하나님, 달을 고쳐주세요. 아빠가 그러시는데 달이 아프면 하나님만이 고치실 수 있대요. 꼭 고쳐주세요.”
며칠이 지났어요. 하늘에는 커다란 달이 떠 있었지요. 수현이는 너무 기뻐 소리 질렀어요.
“아빠, 아빠! 이리 나와 보세요. 달이 다 나았어요. 황금알보다 더 예쁜 달이예요.
아빠, 이제 달이 작아져도 걱정하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달이 아프면 하나님께서 또 고쳐 주실 테니까요.”
“어? 내가 너무 소리 질러서 놀랬나? 히히, 달아 미안해. 다음부터는 조그맣게 말 할게. 미안!”
엄마 얼굴 같은 예쁜 달이 수현이를 보고 빙그레 웃고 있었어요.
아마 달도 수현이가 좋은가 봐요.
창세기 1:16,18 하나님이 두 큰 광명체를 만드사 큰 광명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체로 밤을 주관하게 하시며 … 빛과 어두움을 나뉘게 하시니라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