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감사절을 기다리며: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by skyvoice posted Oct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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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석선물.JPG

 

이불빨래.JPG

 

 

<이향신 권사>

 

 

2020년은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겪어보지 못한 삶을 살게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따뜻한 봄날도, 싱그러운 초여름을 지나 무더위와 폭풍 장마 속에도 우리는 얼굴을 내보이지 못하고 답답하게 살아야만 했다. 따뜻한 미소도, 반가운 얼굴도 만나지 못하고, 우리는 비대면 예배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다시 추수 감사절을 기다리고 맞이하게 되었다. 어떤 상황에도 감사가 우리의 노래가 되어야 함에도 불평과 불안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점점 늘어나는 연약한 나를 발견한다.

 

지난 5 밭고랑을 일구고 심은 고구마가 주렁주렁 줄기를 타고 오르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그때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고구마를 심어 어느덧 거두는 시간이 되었건만 수확의 기쁨보다 아직도 우리는 마스크를 언제 벗어야할지 모르는 막막함에 답답하기만 하다.

 

지루한 장마 끝에서 만난 맑은 가을 햇살이 아까워 고향에 내려갔다. 95세에 홀로 계신 아버지 살림을 돌보며 이불 빨래와 가지들을 뽀송뽀송하게 말리다가 옷을 사드리겠다고 했다. 있는 옷가지만 해도 입는다며 아버지는 옷을 사려면 방석을 사달라고 하셨다. 날이 차가와지니 구역 예배 방석이 필요할 거라는 아버지의 원하시는 대로 방석 8개를 사다 드렸다.

 

100세를 바라보심에도 구역 예배를 정성스레 준비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흐트러지고 나태해졌던 신앙을 돌아보니 부끄러울 뿐이다. 코로나19 가야할 곳을 가고 남은 많은 시간을 무엇을 하며 무엇을 기다리며 살았는가? 이제라도 아버지께서 구역 예배를 준비하시던 마음으로 나도 예배의 자리, 말씀 묵상과 기도로 추수감사절과 자유롭게 예배를 드릴 날들을 기다리며 준비해야 겠다.

 

우리 하나님은 다시금 우리의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며 단을 거두는 농부의 기쁨을 주실 줄로 기대한다. 땅속 깊이에서 결실한 열매를 맺게 일하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고난 속에서도 견고한 믿음을 지켜가며 간절한 마음으로 사모할 기쁨의 단으로 우리가 노래하게 하실 줄로 믿는다.

 

 

문득 추수감사절 무렵 바자회를 하던 일들이 그립다. 떡베 치던 흥겨운 모습이 다시금 재현될 성전 뜰을 기다린다. 견뎌낸 서로를 위로하고 칭찬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손을 맞잡는 추수감사절이 얼른 되기를 소망하여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