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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환 목사 / 시카고 기쁨의 교회>

 

아직 봄이 멀었건만 기운 나는 시들이 자꾸 떠오르네요. 서늘한 소식들에 지친 모양입니다. 겨우내 굳은 껍질 틈새로 비집고 나올 꽃눈이 그립고, 바위 사이에서 여기 있어요 하며 손짓하는 풀꽃들이 보고 싶습니다. 올해도 사이 여리고도 강한 생명이 말을 건네겠지요. 갇힌 삶에도 오는 것은 빈틈 때문이라고.

 

아파트 사이사이

빈틈으로

꽃샘 분다

아파트 속마다

사람 속에

꽃눈 튼다

갇힌 삶에도

오는 것은

빈틈 때문

사람은

일은

틈에서 벌어진다.

- 김지하, <>

 

스케줄이지만 사이 작은 때문에 그나마 쉬고 사는 것이지요. 딱딱히 굳어진 마음에 하나 없다면 말씀이 피우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욕망으로 지어진 세상의 철벽에 하나 만들어 하나님 나라의 빛을 비춘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낡은 세상에서도 일을 꿈꿉니다.

 

지난 일어난 의사당 난입 사태를 보며 다시 한번 백인 우월주의의 견고한 성을 봅니다. 그릇된 종교적 신념과 국가주의, 그리고 맘몬의 우상도 보입니다. 썩은 나는 세상에서도 감히 희망을 말할 있다면, 그것은 악의 체제에 온몸을 던져 틈을 만들어온 이들 때문입니다. 빈틈 사이로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줄기 비추게 했던 이들 덕분입니다.

신영복 선생은 내가 (교도소에서)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햇볕' 때문이었다라고 말한 있습니다. 독방에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신문지 크기만한 햇볕이 그에게 살아있어야 이유가 되었습니다. 죄와 악으로 세상에 균열을 내어 틈을 만드는 사람들, 사이로 하늘빛을 스며들게 하여 누군가로 이유를 알게 주는 사람들, 저는 그리스도인이 그런 사람들이면 좋겠습니다.

 

#시를잊은성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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