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지난 수요일 미국 제 46대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이날 오랜 전통을 깨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본인만의 조촐한 퇴임식을 가진 후 플로리다로 떠났다고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퇴임 전에 두번째로 탄핵을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6일에 있었던 국회 진입 난동 사건을 부추겼다는 것이 퇴임하는 그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것 같습니다.
6일에 있었던 폭도들의 국회 난입 사건 후에 임기를 2주밖에 남겨 두지 않은 백악관 보좌관들과 트럼프 정부 내각들이 연이어 사임 하는 초유의 사건도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을 넘는 행동에 의롭게 반대의 깃발을 들었다고 좋은 평가를 내리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이제 이빨 빠진 호랑이 앞에서 트럼프 행정부 몰락 후에 자신들의 입지를 새롭게 해 보려는 꼼수가 섞인 행동이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을 넘은 경우는 한두번도 아니었는데 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서야 자신은 다르다는 듯 사임을 하는 것은 많이 비겁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뒷북을 쳐도 너무 늦게 친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저희 집 막내가 대학교를 갔습니다. 학비를 마련한다고 일년을 집에서 보내고, 또 코비드 때문에 반년을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그렇게 입학허가를 받은 뒤 일년 반 만에 “진짜” 학교를 가게 된 것입니다. 보스톤에 있는 버클리 음대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오면서 지난 일년 반 동안 아이랑 조금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친해질걸, 하는 아쉬움의 “뒷북 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늘 뒷북치는 은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코로나 백신이 나왔습니다. 백신이 나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백신과 함께 코로나에 대해서는 전 정부와는 다른 정책을 가지고 있는 바이든 정부의 시작, 그리고 따뜻해 질 날씨 등을 고려하면 코로나의 힘든 시기도 곧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제 나름 생각하기는 2월부터는 다시금 제한된 대면 예배를 시작할 수 있고, 그후 부활절 이후 조금 더 확장된 대면 행사 및 프로그램이 가능해지고 여름이 지나 새학기가 시작하는 9월부터는 전에 알고 있던 일상의 모습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조심스레 가져 봅니다.
그렇다면 힘들지만 새로운 은혜를 경험할 수 있는 이 코로나의 기회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인데 ... 이 모든 어려움의 “기회”가 끝날 때 혹시 ‘아! 왜 그 때 조금 더 열심히 말씀 보고 기도하며 준비하지 못했을까!’ ‘야! 왜 조금만 더 사랑하지 못했을까!’ 하는 등등의 뒷북치는 후회가 있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슬그머니 드네요.
지난 주에 있었던 대통령 취임식에서 마지막 순서로 있었던 시 낭독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시작해서 빌 클린톤, 그리고 바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있었던 시낭송의 순서가 이번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도 있었는데 이번에 순서를 맡은 시인은 어멘다 골먼이라는 22살의 젊디 젊은 흑인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The Hill We Climb” (우리가 오르는 언덕) 이라는 그녀의 시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어 아직 나오지도 않은 그녀의 시집이 벌써 “베스트 셀러” 가 되는 화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저도 특별히 그녀의 시 마지막 부분을 감동깊게 들었는데,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For there is always light / If only we’re brave enough to see it / If only we’re brave enough to be it.” (우리 앞에는 언제나 빛이 있습니다 / 우리가 그 것을 볼 용기만 있다면 / 그리고 우리가 빛이 되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세상의 빛이라 하셨는데, 진정 예수님을 따를 용기가 우리에게 있다면, 아무리 세상이 어둡다 하더라도 우리는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으며, 또한 우리가 그 소망의 빛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뒷북 치는 일보다는 빛이 되는 일이 훨씬 멋지고 신나 보이는데 ... 여러분은 어떠세요?
--2021년 1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