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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_1909년 Back of the Yard 주민의 인종분포.jpg

1909년 Bak of the yard 주민의 인종 분포

 

21_유니언스탁야드작업현장.jpg

유니언 스탁야드의 작업 현장

 

21_47가 에쉬랜드에 모인 스트라이커들 1904.jpg

47가와 Ashland 길을 메운 1904년 스트라이커들

 

21_1904년귀가전차를기다리는.jpg

1904년 귀가 전차를 기다리는 대부분 흑인 노동자들

 

 

<김 신 교수>

 

시카고역사 #20에서 언급한대로, 1880-1910년대 미국 사회는 미국은 어떤 민주사회인가? 어떤 나라이어야 하는가?”, , 미국의 정체성 (identity)에 관한 엄청난 혼란과 갈등을 겪었다. 이 기간동안 미국은: (1) Jim Crow (철저한 흑백 격리) 남부 주법과 13차 헌법수정안 (노예 해방)의 연방법이 공존하였고; (2) 1876년 콜로라도, 1889년 남,북 다코타, 워싱턴과 몬타나, 1890년 아이다호와 와이오밍, 1896년 유타 주가 조직되며 명실공히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의 영토가 확정되었고; (3) 스페인 전쟁과 파나마 운하 건설을 통해 경제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도 사회 붕괴의 위기감과 열등감에 시달렸고; (4) 1차 세계대전과 2Ku Klux Klan (KKK)을 겪었다. 이 기간을 정확하게1877(연방군대가 남부에서 철수하여 Reconstruction이 끝난 해)에서부터1920(미 전역에서 금주 시대가 시작된 해)으로 특정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에도 자본주의가 주도한 급속한 마켓 산업화와 대대적인 이민의 유입은 계속되었으며 진취적 개혁시대 (the Progressive Era)‘Gilded Age (황금빛 계급 형성 시대)’와 함께 공존하였다. 

 

이 면에서, 1837년에야 조직되고 1871년 대화재와 대화재 복구를 통해 1890년에 미국 제2의 대도시가 된 시카고는 짧은 기간에 미국 사회가 겪은 혼란과 갈등을 더 적나라하게 겪은 미국의 전형적 현미경 도시  (microscopic city)이었기에, 1893년 컬럼비안 박람회를 자본가들 (시카고의 기름 종이들)이 합심하여 산업화의 오로지 밝은 면만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던 이들은 시카고에서의 개혁 운동의 불을 지피게 된다. 앞으로도 한두 번 더 이 시기의 시카고 개혁 운동을 살펴볼 예정이다.

 

우선, 이 시기에 시카고의 개혁 운동에 불씨를 던졌던 많은 저서들 중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모두가 인정하는 작품이 둘 있다. 첫 번째는 시카고역사 #19에서 언급한 스티드 (William T. Stead)그리스도가 시카고에 왔다면 “ (If Christ Came to Chicago! A Plea for the Union of All Who Love in the Service of All Who Suffer”, 두 번째는 싱클레어 (Upton Sinclair)정글” (The Jungle) 이다.  스티드의 저서에 대해서는 시카고역사 #19를 참조하시기 바라고, 오늘은 미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들어있는 싱클레어의 정글에 대해서 살펴본다.

 

1905114일에 초판이 출간된 싱클레어 (Upton Sinclair)정글은 리투아니아계 이민자로 시카고의 Back of the Yard에 정착한 루두쿠스 (Jurgis Rudkus)의 이야기인데, 이 가정이 거주한 Back of Yard지역은 시카고의 그 유명한 거대 가축 공장 유니언 스탁야드 (Union Stockyard) 바로 북쪽 지역 (네이버후드= neighborhood)로 유니언 스탁야드 노동자들이 인종 그룹 단위로 어깨를 맞대고 거주하던 곳이었다.  당연히 주인공 루두쿠스도 아주 낮은 임금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유니언 스탁야드의 이민자 노동자이다. 그런데, 미국 노동역사 상 한 획을 그었던 스탁야드 스트라이크 (Stockyard Strike)1904712일에 유니언 스탁야드의 18,000명 노동자들에 의해 일어났다. 이 스트라이크는 최저 임금을 시간당 18.5 센트로 올리기로 한 76일의 노사 합의를 유니언 스탁야드가 시행을 거부하여 시작되었는데, 스탁야드 측은 스트라이크로 인해 생긴 노동력의 대체로 흑인을 대거 고용하고 공권력을 대거 투입해 그들의 작업 현장에  출입을 보호하는 등 운영을 계속하였다. 이 스트라이크는 결국84일에 노동자들의 패배로 끝났지만, 노동자의 권익 보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일으켜 미 정치계에 사회주의의 필요성을 부각시켰고 미 사회주의 정당의 창당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러니까, 싱클레어의 정글은 이민 (Immigration), 인종 관계(race relation)와 일자리 (work) 등의 주제가 시카고 남부의 Back of the Yard 지역에서 일어난 사회 고발적 문학 작품이다. 사족으로, 필자가 올해 (2021210)에 참석한 시카고역사박물관 (Chicago History Museum)의 “21세기에 읽는 정글’” (Read with an expert: Unpacking "The Jungle" for the 21st centry) 줌 미팅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현재의 시카고를 살폈다.

 

저자 싱클레어는 이 작품에서 저임금에 시달리며 아주 더럽고 위험한 유니언 스탁야드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던 이민자들의 노동 현장을 생생하게 폭로하여 사회주의 바람 (?)을 일으키고 싶었다고 한다. 그가 소기했던 목적을 이뤘을까? NO!  이 작품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생생하게 묘사된 육류 처리 현장의 끔찍한 불결함과 오염, 그리고, 그렇게 비위생적으로 처리된 육류를 자신들이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는 데에 그쳤다. 이 책을 읽은 루즈벨트 (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이 육류처리 (meatpacking) 위생 기준을 강화하는 소비자 보호법 제정을 시작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1906630일에 발효된 “FIMA” (Federal Meat Inspection Act) 190711일의 “The Pure Food and Drug Act” 190511월에 출간된 이 책의 결과이다. 연방정부 선에서는 영향이 있었지만, 시카고에서의 개혁 운동이라는 면에서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싱클레어는, “나는 사람들의 심장을 겨냥했는데, 사람들의 먹거리에만 영향을 주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I aimed at the public’s heart, and by accident I hit it in the stomach)“ 한탄했다.

 

시카고에서의 개혁 운동에는 여러 갈래 (?)가 있는 데, 이 시기에 시카고에서의 개혁 운동의 공통 분모를 찾아보면: (1) 산업화와 거대 기업이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사회 정의 (social justice)에 초점을 두었고; (2) 더 많은 정부의 규제가 모든 이들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믿었으며; (3) 정부의과학적’ (scientific techniques)인 규제가 혼란스러운 사회에 질서와 안정을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한마디로, 이들은 좋은 정부 (good government)는 정직하고, 유능하고, 전문적인 공무원 (professional public servant)이 관장하는 정부로서, 이들은 주먹구구가 아닌 과학적 방법으로 높은 효율성을 성취할 수 있고, 이로써 사회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정부의 효율성 복음 (the gospel of efficiency)을 신봉했다.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동향과 정보에 민감한 중산층 백인 (middle-class white American) 여성들, 기자들, 소규모 기업주들, 대학 교수들이 많이 개혁 운동에 참여한 사실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싶다.

 

공통 분모는 있었지만 각 운동마다 초점이 달라서, 이 시기의 시카고 개혁 운동에는 도덕적, 정치적, 공공 (civic) 개혁이 있다. 그러니까, 어떤 이들은 시카고에 만연한 퇴폐 문화 (매춘, 도박, 마약)와 퇴폐업소들에 식상해서 개인의 도덕성 함양에 주력하는 도덕 개혁 (Moral reform)을 시도하였고, 또 어떤 이들은, 관례가 되어버린 뇌물수수, 독직, 수뢰 (graft), 매관 매직(patronage abuse), 선거 사기를 없애기 위한 시카고정치의 개혁(political reform)을 추구했다. 그런 가 하면 어떤 이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공 서비스의 혜택을 받아 시카고를 좀 더 안전하고, 위생적인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한마디로, 생활의 질 (quality)을 높이는 일--에 중점을 두는 공공개혁 (Civic reform)을 추진하였다.  각 개혁 운동마다, 주동 인물, 조직과 개혁 양식이 조금씩 달랐기에 다음 컬럼에서는 각 측면의 개혁을 간단히 살피겠지만, 기억해야 할 점은 세 가지 개혁이 상호 배타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백 년도 더 이전의 개혁 운동은 미국 태생의 상류층이 소외된 계급에게 베푸는(?) 가부장적 (paternalistic) 개혁이었다는 점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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