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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_붕어빵_그림.jpg

 

<이지현 동화작가; 동화 구연가>

 

14.2_붕어빵아줌마2.mp3 (이 링크를 눌러 이지현 동화작가님의 동화, "붕어빵 아줌마"의 동화 구연을 들으세요.)

 

붕어빵 아줌마(2)

 

저는, 어려서부터 오랫동안 교회에 다녔어요. 그런데 결혼을 한 후에는 교회에 안 다녔어요. 남편이 안 다니니까. 그렇게 그럭저럭 살았는데 애들 아빠가 사업에 실패하게 되고, 전 한 푼이라도 벌려고 붕어빵 장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랬구료.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

처음엔 몸은 힘들어도 돈이 생기니까 좋더니 나중엔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 무척 창피했어요.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니 그냥 한 거죠. 후즐근한 옷에 찡그린 표정으로…”

아줌마는 이야기 도중에도 계속 뚜껑을 열어 붕어빵들을 뒤집어 보았다. 아마도 특별한 붕어빵을 꿈꾸는 놈이 있는지 감시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러다가 문득 옛날에 교회 다니던 생각이 났어요. 너무나 간절하게 가고 싶었죠. 다행히 남편도 그다지 반대하지 않았어요. 아마 고생하는 게 안스러워 봐줬나 봐요. 그 대신 자기한테는 강요하지 말라고 했죠. 호호그렇게 교회를 다시 다니면서 하나님께 대한 감사가 생겨났고, 구역 식구들을 만나서 교제도 하니까 참 좋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교회에 열심히 다녀요. 구역  예배도요. 구역 예배에 가면 모두들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제가 바쁘게 산다고 가끔은 음식도 일부러 해다 주곤 해요. 그게 고마워서 저는 붕어빵을 항상 구워 가요. 식사하고 후식으로 먹는데 식어도 아주 좋아들 해요. 구역 예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붕어빵을 기다린대요. 호호호!”

그렇지, 그렇게 잘 지내면 너무 좋지. 그럼 이제 남편도 같이 다니면 좋겠네.”

. 그렇지 않아도 그게 기도 제목이예요. 저는 요즘 남편과 함께 교회 다니는 것이 소원이예요. 저만 천국 가면 되나요? 사랑하는 가족들도 모두 가야죠. 지금 아이들은 같이 다니고 있어요. 그래서 주일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남편 신발을 붙잡고 기도하고 있어요.”

 

아줌마의 말에 우성이 할머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아이들의 눈도 아껴 먹던 붕어빵만큼이나 커졌다.

? 남편 신발을 붙잡고 기도해?”

, 생각해 보니 발이 교회에 먼저 들어가야 되더라고요. 그래서 발에 신는 신발을 붙잡고 기도하죠. 어떨 땐 울며 기도했더니 남편이 ? 왜 자주 구두에 물이 묻지?’해서 속으로 웃었어요.”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남편도 인도해 주실 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래서 피곤하지만 주일은 교회 가고, 가족끼리 즐기는 날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맛있는 것도 해 먹고, 남편 좋아하는 산에도 가고남편도 그런 제 마음을 알아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우리를 교회 앞까지 차로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고 그런다니까요. 예배는 드리지도 않으면서호호

! 그럼 멀잖아 남편도 교회에 다니겠구먼. 참 좋은 아내이네.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거유.”

, 그럼요. 그래서 이젠 장사할 때도 즐겁게 해요. 화장도 하고, 옷도 단정히 입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리고 내 가족이 먹는 것처럼 좋은 것을 쓰고, 정성껏 만들면 신기하게도 손님이 어찌 그리 아는지 장사가 더 잘 되더라고요. “

 

그래, 바로 그거였구나. 이 집이 장사가 잘 되는 비결이! , 이 동네에 붕어빵 가게가 세 개 있지만 이 집만 잘 되잖아. 그럼, 그렇구 말구. 좋은 재료에 기쁜 마음으로 정성껏 만드는데 손님이 없을 수 있겠나? 그나저나 어서 구역 예배 가야지. 서두르구랴. 나 붕어빵 좀 싸주고. 나도 어서 가야지. 우리 손자가 기다리겠구만.”

, 할머니.  아유, 제가 너무 떠들었죠? “

아니야, 젊은 엄마가 열심히 살려고 하니 보기 좋구료. “

할머니 말씀에 붕어빵 아줌마는 아무 말없이 빙그레 웃었다.

 

하원아, 다 먹었으면 우리도 가자.”

붕어빵을 아껴 먹으며 아줌마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재영이가 엉덩이를 비비적거리며 일어났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 가라.”

 

더 먹고 싶은 것을 참느라 입맛을 쩝쩝 다시며 아이들은 파란 비닐 포장을 들추고 밖으로 나갔다. 포장 밖으로 우성이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내가 한 말은 잊어버려요. 늙은이가 주책없이 괜한 잔소리를 했나 보구려...”

어머! 아녜요, 할머니. 다 저 위해 말씀하시는 것 제가 다 알지요.”

아줌마의 밝은 목소리를 등 뒤로 들으며 아이들은 집을 향해 걸어갔다. 밖은 바람이 그쳐서인지, 붕어빵에 어묵 국물로 속을 채운 덕인지 그다지 춥지 않았다.

 

그런데 한참을 걸어가던 아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 갑자기 길 위에 우뚝 섰다.

우리 돈 안 냈지?”

마치 합창이라도 하듯 아이들은 마주보며 큰 소리를 질렀다.

어떡하지?”

뭘 어떡해. 빨리 가서 내야지.”

아줌마가 화 안 낼까? 화내면 어떡하지?”

, 빨리 뛰기나 해. 아줌마 문 닫겠다.”

아이들은 붕어빵가게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붕어빵 가게에 도착하니 아줌마가 주섬주섬정리를 하고 가게 문을 닫으려고 하고 있었다.

아줌마, 아줌마! 잠깐만요. 아까 돈 안 냈어요. 깜박 잊고 그냥 갔어요. 죄송해요.”

집에 가다가 생각 나서 뛰어온 거예요. 여기 돈이요.”

아이들은 아줌마에게 돈을 건네 주었다.

어머, 그랬구나. 아줌마도 잊고 있었는 걸. 고맙다 얘들아. , 이거 먹어. 너희들의 착한 마음이

예뻐서 아줌마가 주는 거야.”

아줌마는 환히 웃으시며 붕어빵이 담긴 통에서 붕어빵 네개를 꺼내시더니 아이들에게 두 개씩 나눠 주셨다.

히히, 감사합니다.”

그래, 잘 가라.”

 

아줌마는 아이들을 향해 싱긋 웃으시더니 종이와 은색 강력 테이프를 들고 급히 밖으로 나가셨다.

하얀 종이 위에 검정 매직으로 크게 쓴 글이 강력 테이프에 의해 파란 비닐 포장 위에 딱 붙여졌다. ‘두 시간 뒤에 장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아이들은 큰 소리로 읽었다.

호호호, 잘 가라, 얘들아.”

아줌마는 아이들에게 손을 두어번 흔드시더니 한 손에는 성경책이 들어있는 가방, 또 다른 손에는 붕어빵 봉지를 꼭 끌어안고 어딘가를 향해 부지런히 종종 걸음을 치셨다.

 

재영이는 아줌마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입 힘껏 붕어빵을 베어 물었다. 건너편길에 있는 교회의 십자가가 눈에 띄었다. 어디선가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재영아, 일어나~ 아휴, 아직도 안 일어났네. 재영아, 다음주에는 우리 꼭 교회가자. 엄마 교회 갔다 올께~’

 

붕어빵이 입속에서 살살 녹고 있었다. 붕어빵 속의 앙꼬가 무척이나 달콤했다.

 

사도행전 1631: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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