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6 00:23

부지런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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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jpg

 

 

 

 

<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지난 11일은 WHO (세계 보건 기구) 코로나 사태를 팬데믹으로 공포한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 목요일 코로나 팬데믹 1주기를 맞아 바이든 대통령의 특별 담화가 있었는데, 이번 연설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대통령이 양복 주머니에서 지금까지 코로나로 인해서 사망한 미국인 숫자가 적힌 카드를 꺼낸 것이었습니다. 카드에 적혀 있던 숫자 527,726명의 사망자 수는 세계 1, 2 대전, 그리고 베트남 전쟁과 9/11 테러로 사망한 미국인 숫자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숫자라고 하니 코로나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이 어떤지를 다시금 뼈아프게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코로나가 완전히 퇴치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 저기서 희망적인 싸인이 또한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내 확진자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 들고 있으며, 현재까지 백신 접종을 끝낸 인구가 전체 성인 인구의 24%, 여기에 코비드-19로부터 회복되어 면역력을 가지게 사람들까지 합하여 CDC에서는 전체 인구의 40% 정도가 면역력을 가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CDC에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백신을 맞은 사람들끼리는 마스크 없이 식사를 함께 하는 모임을 가져도 괜찮다고 하네요.

 

매일 2백만명에게 백신 접종을 하겠다던 목표도 이제는 이상을 넘어 매일 230만명에게 접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교회 교인들 중에서도 백신 접종을 끝낸 분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조금씩 희망을 갖게 되는 같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독립 기념일인 7 4일에는 전과 같이 뜰에서 이웃 친지들과 모여 바비큐를 하게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조심스런 희망을 비치기도 했는데 ... 금년은 마침 7 4일이 주일이라 그날 교회에서 교인 바비큐를 오랜만에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희망을 가져 보기도 합니다.

 

요즈음 뉴스에서 많이 나오는 말이 “조심스런 낙관론”이란 말입니다. ‘모든 것이 금방 나아질 거야’라고 쉽게 생각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절망과 낙담 속에 마냥 빠져 있어서도 안되겠지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믿음과 용기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같습니다.

 

이선정 사모님께서 페북에 화분 가꾸는 이야기를 올려 주셨는데 “유리병에 들은 수선화를 트레이더 조에서 3 주고 사왔는데, 뿌리가 꽤나 자라 있어서 흙에 심었더니 시간만에 봉우리에 노란빛이 돌더니 꽃봉오리가 개나 폈다”고 적으셨습니다. 흙이 가진 위대한 생명력에 다시금 감탄하면서 ‘아! 흙도, 수선화도 부지런히 봄을 기다렸구나! 하는 생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봄이 부지런히 우리를 찾아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는 토요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춘분입니다. 이제 토요일만 지나면서 매일 낮이 밤보다 길어지는 계절이 오게 됩니다. 길어지는 햇빛과 따사로운 햇살을 바라 보면서 어느새 추운 겨울을 제치고 봄이 부지런히 우리를 찾아 왔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봅니다.

 

따뜻한 날씨에 밖에 나가 오랜만에 교회 땅을 한번 둘러 보았습니다. 여기 저기에 겨울의 찬바람이 남기고 흔적이 우리의 “부지런한” 손길을 기다리는 같았습니다. 세찬 바람에 부러져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가지들, 우리 모르게 지나간 세월 속에 쌓여진 쓰레기들 ... 교회 안팎으로 우리의 손길을 부르는 모습들을 보면서 부지런히 우리를 찾아 봄처럼, 우리도 이제는 봄을 “부지런히” 맞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보게 됩니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 부지런히 우리를 찾아 봄을 맞아, 지난 일년동안 우리를 붙잡아 두었던 무기력함, 두려움 등을 내려 놓고, 이제는 조금은 부산스레, 조금은 “희망스레” 움직여봐야 하는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봅니다. “조심스런 낙관론”에 마음이 설레는 날입니다.

 

 

--202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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