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할렐루야! 지난 월요일 의사 선생님을 만나 항암치료후에 찍은 CT Scan 결과에 대해 들었는데 모든 것이 정상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동안 기도해 주시고 걱정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무엇보다도 어려운 항암 치료 기간동안 변치 않고 함께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항암 치료 결과는 좋게 나왔지만 이제부터가 암 재발을 막는 새로운 싸움의 시작이라는 것을 의사 선생님께서 강조해 주시더군요. 대장암의 경우 재발 확률이 25%가 되고, 또한 재발할 경우 항암 치료 후 2년 안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에 앞으로의 2년이 건강 관리를 잘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앞으로 2년간 암재발 방지를 도울 수 있는 “베바시주맙” 이라는 약을 사용하는 것을 권했습니다. 이 약은 항암제를 받듯 3주에 한 번씩 투약하게 되는데, 그래서 항암 치료는 끝났지만 3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는 일은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 약의 후유증은 (제 경우) 거의 없어서 항암 치료 때와 같은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3주에 한번씩 병원에 가서 정맥 주사로 약을 투여 받는 것이 항암 치료 때와 같기에 계속 해 암과 싸우고 있다는 좋은 reminder가 될 것 같아서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항암 치료 결과에 대한 좋은 소식을 듣고 아내와 같이 막내를 보스톤에 데려다 주고 왔습니다. 이제 2학년이 되는 막내가 이번 학기부터 아파트에서 친구 2명과 함께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막내에게도 인생에 있어 처음으로 혼자 “나가서” 살아 보는 일을 시작하게 됐네요. 본인은 신나 하는 만큼 부모 된 마음은 불안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그랬듯 어려운 가운데서도 잘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쁘게 데려다 주고 왔습니다.
막내를 데려 다 주는 김에 보스톤에 가 있는 성민이와 제이크를 함께 만나고 왔습니다. 특별히 지난 주일, 멀리 학교 간 아들 생각에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이 집사님을 생각하면서 아이들에게 고기 부페 사 먹이고 잘 하라고 등 한번씩 힘껏 쳐 주고 왔습니다. 어느새 저보다 머리 하나 이상씩 키가 커 버린 아이들이 낯선 곳에서 많은 이들과 부대끼며 새로 시작하는 공부를 잘 감당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말이죠.
아는 전도사님이 페북에 “달력 한 장 넘기니 계절이 바뀌었다” 라고 쓰셨는데, 진정 9월에 들어서면서 하룻밤새 가을이 되어버린 날씨가 새로운 계절이 다가옴을 확실히 알려 주네요.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소식은 우리가 2년 전의 세상이 아닌 새로운 세상 속에 살고 있음을 또한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늘 새로운 시작을 향해서 밀려 가는 가 봅니다.
이번에 보스톤에 다녀 오면서 열심히 (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EM을 다시 맡으면서 EM 교우들은 페이스북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신 인스타그램을 사용한다기에 열심히 배워보고 있는 중입니다. 중고등부는 그나마 인스타그램도 안 쓰고 스냅챗 이라는 것을 쓴다고 하는데, 아직 거기까지 가기는 버거워서 우선 인스타그램부터 익숙해져 보려고 합니다. 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을 때는 페이스북보다 빨리 돌아가는 것에 정신이 없었는데 조금 해 보니 나름 재미가 있네요.
이제 제게는 낯선 베바시주맙과 인스타그램이 마스크와 함께 일상이 되는 새로운 삶의 계절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작의 문이 열리면서 어떤 은혜의 터가 그 뒤에 기다리고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되네요. 그런 기대와 함께, 가을을 맞습니다.
--2021년 9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