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과 코로나

by skyvoice posted Oct 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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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acombs.jpg

Roman Catacomb (사진 출처 https://www.italiarail.com/destinations/rome-and-its-relics-catacombs-crypts-and-cities-dead)

 

<박영호 목사 / 포항제일교회>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피해서 카타콤에 숨어서 예배를 드렸다는 얘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진지한 역사가들은 가능성을 부인하는 쪽이 많다로마 근교의 카타콤 안에 사람들이 앉을 있는 벤치 등이 있지만 이런 장치들은 장례 후에 함께 나누는 식사를 위한 것이었다. 장례 후에 공동식사는 로마인들에게는 일반적인 풍습이었다. 대박해 이전에는 지속적인 박해가 없었고, 대박해 시기에는 이미 그리스도인들의 카타콤이 널리 알려져 있어서 숨는 장소로 역할을 할래야 수가 없었다.

로마의 트레이드 마크는 “Clementia” (관용)이었고, 특히 종교적 관용은 알려져 있다. 로마 정부가 특정 종교를 박해하는 것은 대단히 예외적인 일이었기에, 초기 기독교가 박해 당한 이유는 역사가들의 의문의 대상이 되어 왔다.

신약성경의 증거도 그렇고, 터툴리안을 포함한 2-3세기의 증거들도 그리스도인들이 당한 박해는 위로부터의 박해가 아닌 옆으로부터의 박해, 정치적 박해가 아닌 사회적 박해였음을 가리킨다.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에 박해에 대한 얘기를 간략히 썼다. (**언제 소상히 연구하여 쓰고 싶은 마음도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정부가 교회를 통제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 다른 시설들에 비하면 교회에 대한 간섭과 통제가 부당하게 느껴질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상은 정치적이기보다 사회적이다. 사회의 여론이 워낙 좋지 않다는 것이 개신교회가 처한 곤란이다행정부가 교회에 압박을 가한다면 힘은 사회여론에서 오는 것이다.

갈등을  정부와 교회의 관계에서 본다면 상황을 잘못 읽은 것이다. 비대면하라고 하는 상황에서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사람들은 정부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 여론과 싸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이고, 사랑하고 섬기고, 선교해야 대상이다. 그들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 만들어 가면서 예배만 지속하면 된다는 태도는 납득하기 힘들다우리는 정부와 싸우기보다 이웃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지금 교회가 당하는 일을 핍박이라 하기는 뭣하지만, 초대교회가 겪었던 갈등과 불편이 “옆으로부터의 박해”였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것은 교회가 해야 일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준다. 초기교인들이 핍박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감내하며, 오히려 핍박자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자신들이 , 예배하며 서로 사랑하는 일을 감당했다는 사실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결국 유약한 그들이 비난하고 핍박하던 이웃들을 감동시켰고, 마침내 제국도 힘을 인정하지 않을 없게 것이다.

 

**미국에 계셨을 때부터 하늘소리와 함께 해주셨던 박영호 목사님께서 최근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 (IVP) 출판하셨습니다. 8 초에 출판하자 마자 9 현재까지 4쇄를 찍고, 알라딘 종교부문에서 1위를 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 필독을 권하며 시카고에서 목회를 하셨던 박영호 목사님의 한국에서의 목회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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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 목사님의 최신간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 (IVP)의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