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LA에 다녀 왔습니다. 감리교단 내 한인 교회들의 연합체인 “한인교회총회” (한교총)에 회장 자문 위원회 모임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교단 내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인 교회들이 어떻게 힘을 합쳐 이 어려운 때를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 가진 모임이었습니다. 그동안 줌으로만 모임을 하다가 2년 만에 평소에 사랑하고 존경하는 목사님들과 대면으로 모이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군요.

 

비행기도 2년 만에 타 보게 되었는데 공항에 나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것에 조금은 놀랐습니다. 코비드 전과 다름없이 --다른 것 하나는 모두들 마스크를 하고 있다는 것--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With Corona) 시대”가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교계가 많이 힘듭니다. 우리 연합감리교단의 경우 지난 30여년동안 1천 1백만이었던 교인수가 1/3 이 줄어든 7백만으로 줄었고 예배 출석숫자도 1975년부터 10년 단위로 2~3% 씩 줄던 것이 지난 10년 사이에는 급격히 20% 까지 줄어 드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 교단 뉴스를 보니 총회 예산을 1/3 삭감하는 예산안이 총회에 제출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힘든 때에 코로나까지 겹쳐서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번 모임에서도 서로 어려웠던 일들을 나누면서 많이 공감하고 또 서로를 위해서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들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들을 참 많이도 겪으셨더군요. 코로나로 사람들의 마음이 각박해져서인지 서로 상처를 주는 일도 많았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은 일들로 교회를 힘들게 하는 이들의 이야기, 그로 인해 아파했던 목사님, 사모님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이번 모임은 한인교회들만의 연회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의논하기 위해 모인 모임이었습니다. 점점 힘들어지는 교단의 상황 속에서 성서의 권위를 회복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다시금 확인하며 전통적인 신앙을 지키는 새로운 교단의 필요성이 이야기 되기 시작했고 오랜 논의 끝에 현 연합감리교단으로부터 새롭게 글로벌 감리교회라는 교단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총회에 상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프로토콜 (Protocol of Reconciliation & Grace Through Separation) 이라고 불리는 이 법안은 사실 2020년도 총회에서 논의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총회가 연기됨으로 아직 통과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신앙을 고수하는 많은 한인 교회들은 새로운 교단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 때 한인 교회들만의 연회를 만들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제시되어서 그 일을 의논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인 교회의 입장에서 보면 새 교단은 한인 교회들이 힘을 모아서 새로운 부흥의 때를 열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에 이 때를 진정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선한 때로 삼아 보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성탄절은 멸망할 수 밖에 없었던 인류의 위기를 구원의 기회로 바꿔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가 일어났던 때이네요. 인류의 역사를 보더라도, 또한 우리의 삶 속에서도, 이렇게 위기를 은혜의 기회로 바꾸신 하나님의 손길을 여기 저기서 보게 됩니다. 그렇게 다시금 어려움 가운데도 임하는 놀라운 은혜의 손길을 기대하면서 ... 대강절 셋째 주일, 기쁨을 나타내는 분홍색 초를 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