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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_당신참애썼다.png

 

 

 

 

<손태환 목사 / 시카고 기쁨의 교회>

 

나는 이제 안다. 견딜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없는 것들에 지쳐, 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나는 감히 안다. 당신이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어 왔는지를. 당신의 흔들리는 그림자에 그림자가 겹쳐졌기에 절로 헤아려 졌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 갔지만 끝내 가버리던 버스처럼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 그래도 다시 희망을 좇으며 우리 그렇게 살았다.

 

당신 이마에 손을 얹는다.  당신, 열심히 살았다.

이마에도 손을 얹어다오

 

사람이 자신의 지문을 다른 이마에 새기며 위로하는 순간,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모두 떨어져 나가고, 거품처럼 들끓은 욕망에 휘둘리느라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침묵이 우릴 품어 주리라.

 

당신,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모아 빈다.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중에서

 

 

해의 끝자락에 섰습니다. 눈물 차오르는 밤들을 힘껏 가로지르며 달려왔고, ‘늘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에 주저앉기도 했지만, 다시 버스 뒤꽁무니를 좇으며 우리는 그렇게 해를 살았습니다. 해를 힘써 달려온 이의 점수를 계산하기보다 이마의 온도를 짚어 보는 따뜻한 손이 있기를 바랍니다. 평가의 말보다 침묵으로 안아주는 넉넉한 품이 있기를 빕니다.

 

인생의 마지막에 섰을 주님께서 이마에 손을 얹고 마디 해주시면 눈물 바가지 쏟을 같네요. “그대,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사랑하는 여러분, 올해도 애쓰셨습니다. 부디 아름다운 해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기를 모아 빕니다.

 

--2021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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