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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jpg

 

 

 

<이준 목사 / 두란노 침례교회>

 

 

안녕하세요, 형제님.

 

오늘 새벽 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교회 주차장으로 들어서는데 평소에 보지 못하던 차량이 눈에 띄었습니다. 누가 오셨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예배당에 들어서는데, 자리에 남자분이 머리를 숙이고 기도하는 모습을 있었습니다. 주님과의 교제에 깊이 잠겨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와 보았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다가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타주에서 이사 오신지 얼마 분으로 우리 교회 S 성도님을 우연히 만나 교회를 소개 받고 오신 겁니다. 새로운 땅에서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로 시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아브라함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 아무런 지식도 없이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대로 그저 순종함으로 이주해온 , 가나안 땅에서 아브라함이 가장 처음 일은 단을 쌓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른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 겁니다. 하나님께선 예배를 기쁘게 받아주셨고, 아브라함과 자손들은 땅에서 하나님의 축복을 마음껏 누릴 있었습니다. 형제님도 예배자의 삶을 살면서 주님의 축복을 마음껏 누리는 아름다운 삶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형제님, 우리는 지금 인간의 범죄함으로 인해 땅에 가득하게 3 가지 악한 요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형제님도 이젠 기억하실 것으로 압니다. 바로 혼돈과 공허와 흑암입니다. 앞의 가지 요소는 전에 드린 편지를 통해 이미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지막 요소, 흑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물론 오늘도 진리의 말씀으로 가득한 성경을 통해서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요한 복음 5장을 보면 흑암에 지배되고 있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38 동안이나 누워서 지내는 병자입니다. 병자가 누워 있는 곳은 베데스다라고 하는 연못입니다. 연못 주변에는 병자들로 가득했습니다. 연못에 얽혀있는 전설과도 같은 소문 때문이었습니다. 연못에는 천사들이 가끔 내려오는데, 천사들이 연못을 휘젓는 순간 제일 처음으로 연못에 뛰어드는 사람은 무슨 병이든 낫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병자들과 그들의 가족들로 붐볐던 겁니다.

형제님, 38년된 병자도 처음 연못에 왔을 때는 기대감으로 눈이 반짝반짝 빛났을 겁니다. ‘의원들이 불치병이라고 했지만 두고 . 반드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 그들을 놀래줄테니.’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연못에 소용돌이가 일기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며 잔뜩 긴장된 눈으로 연못 쪽을 바라보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사이에 마음 속에 심겨져 있던 기대와 소망은 조금씩 사라지고 말았을 겁니다. 그러다 이제는 38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말았으니, 지금은 병이 나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 보다는 오래된 습관 때문에 그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분명히 그랬을 겁니다. 소망의 자리를 이젠 깜깜한 절망이 대신해버리고 겁니다.

 

인간은 한계에 부딛혔을 그리고 한계를 극복할 있는 길이 보이지 않을 절망하게 됩니다. 그런데 형제님, 우리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계투성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형제님, 오래 신문에서 그림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대학 때로 기억하니, 벌써 30년쯤 전에 그림입니다. 그것도 누군가가 버스안에서 보고 있는 신문을 곁에서 훑어보다가 발견한 그림입니다. 그런데 너무 인상적이었던지  그림의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림은 인간의 머리 아래 부분을 화폭에 담고 있었습니다. 전체가 얇은 막에 쌓여 있었고, 몸은 막을 뚫고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힘을 주고 있는 손과 발부분만 짙은 모습으로 드러날 , 몸은 여전히 안에 갇혀 있을 뿐입니다. 그림 안의 주인공이 느끼고 있을 답답함과 절망감이 그대로 가슴에 전해지던 기억이 납니다. ‘존재라는 제목이 붙어 있던 그림은 그해 국전에 대상으로 뽑힌 작품이었습니다. 인간의 삶이 지니고 있는 태생적 한계를 표현한 뛰어난 작품이었다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인간이 한계투성이의 존재라는 사실에 형제님도 공감하실 겁니다. 특별히 죽음이라는 주제 앞에 서면 우리는 너무나 작아지고 맙니다. 희망을 가지고 인생을 달리던 사람들도 죽음이라는 앞에서는 그저 꼬리를 내리고 맙니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당장 내일 지구가 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함으로써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의 의미와 중요성이 죽음 앞에서도 유효하다고 웅변했지만, 그렇다고 죽음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을 배재한 모든 종교와 철학이 그렇습니다.      

 

형제님, 하나님은 38년된 병자를 통해서 우리 이야기를 하고 계신 겁니다. 흑암 한계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 인간의 답답하고 절망적인 상태를 말입니다.

 

하지만 형제님 걱정하지 마세요. 흑암의 벽을 무너뜨리러 주님이 땅에 오셨으니 말입니다. 주님은 38년된 병자를 만나셔서 이렇게 물으십니다. “네가 낫기를 원하느냐?” 그리고는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어나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말씀이 떨어지자 마자, 38 동안이나 누워있던 병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 집으로 돌아갈 있었습니다. 형제님, 사람은 38 동안 누워있기만 해서, 이제는 일어나는 방법도, 아니 혼자 앉는 방법도 까맣게 잊고 살아온 병자였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말씀 마디에 자신을 오랫동안 묶어두었던 질병이라는 한계와 절망을 벗어나 소망으로 가득한 내일을 향해 걷기 시작한 겁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죽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께서 죽음 후에 누리게 하나님 나라, 흔히 천국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음을 분명하게 가르쳐주셨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가 지불해야 것은 믿음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공짜인 겁니다. 그래서 교회에선 믿는 자의 죽음을 잔다라고 표현합니다. 주님께서 땅에 다시 오시는 , 그분을 믿었던 자들은 다시 살아나 영원한 생명이 있는 천국으로 들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형제님, 주님을 믿는 자를 어떤 한계도 구속할 없습니다. 믿는 자에겐 자유함이 있는 겁니다. 형제님도, 주님을 굳게 믿고 한계라는 흑암에서 해방되어 마음껏 자유를 누리게 되시길 기도합니다.

         

다음 편지를 드릴 때까지 주님께서 부어주시는 축복으로 가득한 하루하루가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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