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지난 금요일 저녁때 어느 권사님께서 맛있는 요리들과 함께 두부조림을 만들어 전해 주고 가셨습니다. 두부조림을 먹으면서 항암치료 받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그나마 입맛이 가던 음식이 두부조림이어서 한동안 두부조림을 줄창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해 주는 두부조림이 영 어릴 때 먹던 그 두부조림의 맛이 나질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딸 둘이 다 동원되어서 두부조림을 해다 바쳤는데도 그 맛을 찾지 못했었는데 ... 아! 글쎄 권사님께서 해다 주신 그 두부조림이 바로 제가 찾던 그 두부조림 맛 아닙니까!
그 두부조림을 맛있게 먹으면서 왜 이 두부조림을 그 때 만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항암치료 받던 때가 잠시 생각 났습니다. 그 때가 벌써 5개월 전 일이네요. 참으로 힘들었던 때를 기억하면서 지금 항암치료 중이신 집사님 두 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암과 투병하고 계신 이 집사님, 그리고 이제 그 싸움을 시작하신 김 집사님 ... 이 두 분의 빠른 치유를 위해서 마음 모아 기도드립니다.
오늘부터 2주간 온라인 예배로 잠시 전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미크론으로 인해서 우리 교회 교인들의 감염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주변 학교들이 문을 열었다 다시 닫는 사태가 일어나고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교회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일에는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교역자회와 EM Council의 의견을 수렴해서 2주간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데 있어 조금씩 자신감이 서 가는 때에, 이런 때일수록 자만하지 않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에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되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면서 2년전 3월이 생각났습니다. 갑작스레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면서 교인들도 힘들었고, 기술적인 면을 해결해 나가느라 고생이 많았던 교역자들의 노고가 다시한번 생각납니다. 그 때 참 힘들었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어느새 2년 전 일이 되었네요. 이번 오미크론이 전염성은 강하지만 증상은 심하지 않아서 곧 코로나가 감기나 독감처럼 여겨질 “코로나 종식”의 때가 멀지 않았다는 뉴스를 보면서 다시 한번 희망을 가져 봅니다.
작년도 송구영신 예배를 준비하면서 마음이 찹찹했었습니다. 재작년 송구영신 예배를 준비하면서 만든 인사 영상을 보니 “내년에는 꼭 함께 마음껏 만나서 예배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소망이 가득 담겨 있던데 아직 그렇지 못했던 상황을 보면서 마음이 조금은 우울해지더군요.
그런데 그 우울했던 마음이 2021년도를 돌아보는 슬라이드쇼를 만들면서 싹 가셨습니다. 지난 한해동안 마스크 쓰면서 만나 예배 드리고, 드라이브 예배 드리면서 세례를 베풀고, 날씨가 좋을 때마다 밖에서 모여 함께 식사하고, 다시 마스크 쓰고 모여서 예배 드리고 했던 모습을 보면서 그 안에 가득했던 하나님의 은혜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어려웠던 때마다 그 때를 귀한 은혜의 추억으로 만들어준 “두부조림” 같은 하나님의 세미한 그리고 세밀한 은혜를 다시금 확인하면서 ‘이 또한 은혜 가운데 잘 지나 가리라’ 라는 다짐을 해 보게 됩니다.
두부조림으로도 행복케 하시는 하나님! 그분의 은혜가 감사할 뿐입니다!
--2022년 1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