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환 목사 / 시카고 기쁨의 교회>
어떤 경우에는
짧지만 한참을 들여다 보게 되는 시입니다. 시인이 각주에서 말하 듯, 첫 두 연은 시장 골목 입간판에 쓰여 있는 영문 글을 우연히 보고 거의 그대로 옮겨왔답니다. 시 참 쉽게 쓴다, 싶지만 마지막 연을 보며 놀랍니다. ‘어떤 경우에는'을 ‘어떤 경우에도'로 바꿈으로, 어느 누구도 어떤 순간에도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말처럼, “이 시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다'라는 인식을 생산해”냅니다.
모든 것이 부질없다고 느껴지고 스스로 하찮게 느껴질 때, 교회가 이것을 일깨워주는 믿음의 공동체였으면 좋겠습니다. 믿음이란 건, 그 어떤 경우에도 이 음성을 기억하는 것이니까요.
--2022년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