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애나 집사>
쉼표 없이 달려 오던 삶에 어느 날 갑자기 쉬는 날이 주어졌다. ‘쉰다’ 라는 주제로 언젠가 글을 써 놓은 것이 있는데 뒤적 뒤적 찿아야 하는 수고를 하는 것이 쉼에 방해가 되니 쉬다가 놀다가 심심할때 찿아 보아야 겠다.
어제 저녁에 뒷 마당 정원으로 가는 길을 비추어 주는 빛을 발견했다. 늘 밝혀 주던 조명이 새롭게 다가 온 이유에 대해 생각 해 보니 ‘멈춰섬’ 이였다. 분주한 일상속에서는 절대 발견할 수 없었던 빛이 내일도 쉬고 모레도 쉬는 일상으로 바뀌고 나니 처벅처벅 눈길을 헤치고 뒷 마당으로 들어가게 하고 바람에 쓰러진 화분도 보이고 나뭇가지가 떨어져 엉켜 있는 것도 보이고 내 손길을 기다리는 녀석들이 인사를 한다. 정원에 제일 큰형 소나무가 말한다.
“어지간히 바쁘지 않으시면 가끔 둘러 보아 주세요.”
“그렇게 할께....”
새 먹이통에 옥수수 알갱이도 채워 주고, 배 나무 밑에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조명도 일으켜 세워 주고, 올해엔 코스모스 흐드러지게 심어 주어, 산들산들, “심심치 않게 해 주련다” 얘기 했다.
일상이 해결해야 하는 일에 둘려 쌓여 일에 눌리면 삶에 노래가 사라져 십년을 해 오던 중창단도 중단 했었다. 쉬엄쉬엄 살자는 이유로 일로 다가오는 행위의 찬양에 의미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찬양이 하고 싶어졌다.
이민와서 처음(?) 쉬어 보는 토요일 첫날이 감격으로 다가와 이 날을 무엇으로 채울까...아침 9시 일찍 예약한 Physical therapy로 시작해서, 내일 맞이할 귀한 손님 위해 오향장육 고기 사러 갔다가, 구석 구석 우리집에 무엇이 있었더라 둘러도 보고, 오후엔 드라마도 보고 누워 있으면 비행기 탄것 처럼 시끄러운 보일러 소리도 들어 보려 한다.
수고했어.
인생이 짐이였니?
내게로 오렴
그리고 쉬어라..........
쉼은 물리적 쉼도 있고 영혼의 쉼이 있는데 이 둘은 병행되어야 진정한 쉼이 가능한 것 같다.
“릴렉스 (Relax), 한박자 쉬어라”
쉼의 시간표를 주시더니 마음에 찬양이 솟아 중창단에 다시 들어가려 한다. 메너리즘으로 놓쳤던 진정한 의미의 찬양은 삶을 짐이 아닌 노래로 이끌어 줄것을 알기에 기쁜 마음으로 컴백 하려 한다.
“수고하고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진정한 쉼이 계셨는데 쉬는 날에 ‘Come back to 쉼’, 쉼이신 주님께 다시 돌아 간다. 설렁설렁한 스케쥴 속에 설렁설렁 하루를 지내 보자. 마음도 육신도 설렁설렁....
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