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고난 주간입니다.
오는 주간은 기독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고난 주간입니다. 혹은 성탄절이 가장 중요한 절기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성탄절이 예수님의 탄생일을 나중에 추리해서 지켜지게 된 절기라면 부활절은 제자들이 직접 경험함 속에서 자연스레 기독교 초기부터 지켜져 온 절기이기에 그 뿌리가 더 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히 기독교 신앙의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것을 기억할 때 주님이 고난 당하시고 돌아가심을 기념하는 고난 주간과, 그 뒤에 이어지는 부활절은 기독교의 가장 기초가 되는 절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는 목요일은 예수님이 제자들과 같이 마지막 만찬을 나누시고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심을 기념하는 성 목요일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성 목요일 예배를 드리지는 않습니다만 전통적으로 이날 세족식을 포함한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목요일 밤에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다 대제사장의 집에 끌려 가신 예수님께서는 밤새 심문을 받고 아침에 빌라도에게 끌려 가 고난과 조롱을 받으시고 (요 18:28) 금요일 정오쯤에 (요 19:14) 골고다에서 십자가 형을 받으십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해가 빛을 잃고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오후까지 계속 되다가 오후 3시경 (막 15:33—37)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십니다. 이 날을 기억하며 전통적으로 성 금요일 예배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말씀하신 “십자가상 7언”을 묵상하며 예배를 드립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이번 성 금요일에는 이 십자가상 7언을 묵상하는 예배를 준비했습니다.
십자가상 7언 묵상 예배는 7언을 상징하는 7개의 촛불을 켜 놓고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한 구절 묵상 할 때 마다 촛불을 하나씩 꺼가며 예수님의 죽으심을 상징하는 어둠으로 점차 들어가게 됩니다. 한가지 이 예배는 축도 없이 끝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이유는 부활이 없는 성 금요일은 완전하지 못한 것이라는 신학적인 이해 때문입니다. 이렇게 “미완성”으로 잠시 멈춘 예배는 토요일 내내 무덤에 계신 예수님을 묵상하는 시간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부활주일 아침에 꺼졌던 7개의 촛불을 다시 환히 밝히고 새벽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여인들과 같이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예배로 마쳐지게 됩니다. 바라기는 성금요일 예배와 부활 주일 새벽 예배를 통해서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새롭게 새겨 보는 은혜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성금요일 예배는 저녁 8시에 우리 교회에서, 그리고 부활주일 새벽 예배는 샴버그 지역 연합예배로 주일 아침 6시에 한미교회에서 있겠습니다.
이번 고난주간 동안 십자가 7언중 5개의 말씀을 하루에 하나씩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성금요일 예배 때는 7언 말씀 봉독과 함께 나머지 2개의 말씀에 관한 묵상을 나눌 예정입니다. 오는 주간 토요 새벽 기도회는 성 금요 예배와 이어지는 묵상 기도회로 아침 6시부터 8시까지 자유롭게 오셔서 기도하시는 시간으로 진행되겠습니다. 성금요일 예배에 이어서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시간으로 삼기를 바랍니다.
오는 부활주일예배 때는 유아세례와 견신례가 함께 있을 예정입니다. 살렘의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주님의 부활하심을 기뻐하며 또한 새롭게 믿음의 여정을 시작하는 자녀들을 축하하는 시간에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예배후에는 봉사부에서 맛있는 도시락을 준비해 주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한 로비에서 견신례 받은 학생들을 축하하는 리셉션이 준비되겠습니다. 준비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살렘의 온 가족이 함께 기쁨을 나누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로 아직 힘든 시간이지만 부활하신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은혜가 충만한 부활절이 될 줄 믿으며 고난 주간을 맞습니다. 아멘!
--2022년 4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