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주 편집장>

 

아들네가 사는 아틀란타에서 시카고 집에 오려면 테네시를 지나 켄터키, 인디애나를 거치는 길에 Elizabethtown이라는 마을을 지납니다. 운전을 하던 남편이 “저 마을이 나오는 영화가 있어”라니, 그래서 우리는 당장 그날 집에 도착하자 마자 그 영화를 찾아봤습니다.

 

주인공  Drew는 신발 디자이너, 그가 디자인한 신발은 불행히 실패하고 이로 인해 그는 회사에서 해고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여자 친구에게도 차여 그는 자살을 시도합니다. 그때 마침, 고향의 누이로부터 온 전화 벨 소리가 그의 자살 시도를 실패하게 만들고, 그 전화는 아버지의 부고 소식. 그는 고향 Elizabethtown으로 향합니다. 그가 탄 비행기 안에서 만난 비행기의 승무원이 만사 긍정 에너지이며 디테일의 정수, Clair.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Drew는 마음이 허해져 여기 저기 전화를 돌리다 Clair와 밤을 새며 대화를 하고 가까와지게 됩니다. 고향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고향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로부터 위안을 받은 그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홀로 서기를 하는 어머니를 남겨 두고 Drew는 다시 그의 자리인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Clair는 Drew에게  Elizabethtown으로부터 캘리포니아까지의 자동차로 로드 트립을 제안하고 여러 사진과 그림, 심지어 자동차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과 목소리를 담아 자신이 직접 만든 지도책을 선물로 줍니다. 이 가이드 지도에 따라 Drew는 Elizabethtown을 떠나 멤피스를 거쳐 오클라호마에 접어들고, 여기에서 캘리포니아를 향하는Route 66를 따라갑니다. 아버지의 장례 후 화장한 유골이 담겨 있는 유골 단지를 옆 자리에, 안전 벨트까지 매어 두고 이 여행을 합께 합니다. 그리고 그 유골 가루를 의미있는 장소에 뿌리기도 합니다. 마치 살아 계신 아버지와 대화 하듯이. 그러던 중  Drew는 자신이 지금까지 무엇을 위하여 일하였으며, 무엇을 위하여 죽으려 했던가를 깨닫고 삶의 의미를 되찾아 가게 됩니다. Clair의 안내를 받으며. 마침내, Nebraska에 있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Farmers’ Market (the World’s Second Largest Farmers’ Market)에서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이 지도에 따라 계속 그가 살던 일상으로 가던가, Clair의 안내를 따라 “빨간 모자를 쓴 소녀”를 찾아 새로운 또 다른 삶을 선택하던가. Drew는 빨간 모자를 쓴 Clair를 직감하고 그녀를 사랑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삶에 대한 귀한 교훈을 깨닫습니다:

“영국 특공대의 모토는 모험을 거는 자가 이긴다 (A motto of the British Special Service Air Force is those who risk, win.”

“새싹 하나도 시멘트 바닥 위를 뚫고 나와 자란다 (A single green vine shoot is able to grow through cement.)”

“북서태평양 연어는 수백만 마일의 물줄기를 역류하는 혈전의 여행을 한다. 성을 위한 단 한가지 목표를 위하여. 그러나 그건 또한 종족번식, 즉 살아 남기 위한 인생인 것이다. (The Pacific Northwestern salmon beats itself bloody on its quest to travel hundred of miles upstream against the current, with a single purpose. Sex, of course. But also, life.)”

 

왜 이렇게 장황하게 외국 영화 이야기를 했냐고요? 인생에 대하여 생각해 봤거든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사는 게 힘들고 지쳐 누구나 한번쯤은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며, 그래서 ‘자살’은 어느 한순간의 마음 먹기에 따라 해버릴 수도 있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입니다. 특히 나이 덜 먹은 청소년들은—물론, 나이 먹은 우리도 포함해서-- 학교 공부가 힘들어서, 하고 싶은 일이 잘 안되고 경쟁에 지쳐서, 사람들에게 무시 당하고 인간 관계가 힘들어서, 앞으로 산다는 것에 자신이 없어서 우울해 지고, 급기야 자살을 마음 먹기도 하며, 그래서 한순간에 목숨을 끊어 버리기도 합니다. 자살한다는 것이 사실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것인데, 그럴 용기가 있으면 앞으로 그런 용기로 살아낼 수는 없을까요? “모험을 하는 자가 이긴다”는 영국 특공대처럼, 딱딱한 시멘트 틈새를 뚫고 나오는 연약한 새싹처럼, 북서태평양 바다로부터 수백만 마일을 역류하는 “인생”을 건 마지막 혈전의 여행을 하는 연어처럼, 그런 용기와 모험심으로.

 

지난 9월은 ‘세계 자살 방지 예방의 달 (Suicide prevention month)’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많은 캠페인 행사가 있어 이와 같은 기관들에 후원을 하고 있었지만, 금년엔 한국에 있는 생명의 전화 (원장 박영호 목사, 소장 김남순)와 협력하여 “생명사랑 밤길 걷기 캠페인”에 참여하였습니다. 세계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도 한 한국이라고 합니다. 청소년 10만명 당 6.5명이 자살을 한다는데, 그래서 그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둠 속에 있는 한 생명이라도 살리고자 밤길 6.5km를 걷는 것이었습니다. 주위에 많은 분들에게 이를 알리고 많은 관심으로 함께 걸었습니다. 아픈 영혼을 위로하는 사랑의 메세지와 함께. 내년엔 우리가 금년에 걸은 ‘6.5km’ –걸어보니 꽤 긴 거리였습니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만한 거리는 결코 아니더군요. 한시간 반에서 두 시간 가량 걸리는—라는 거리를 줄이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함께 참여해준 여러분들께 감사 드리며, 여러분들의 마음이 담긴 메세지들을 나눕니다:

  

Life is good. Love yourself. –문봉주, 이지현, 이주현, Jay Hsu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 지나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으로 다 지나가는 것이며

지난 것은 소중한 것이라네. --- Pushkin ” –박영규 (Little Rock, AR)

 

“Nobody said it’d be easy, they just promised it would be worth it.” -Dr. Seuss-  --문교빈 (Ann Arbor, MI)

 

세상의 무거운 짐을 지고 혼자 외로운 길을 가는 모든 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그 사건을 돌아 보고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하기 바라며 이 길을 걸어 봤습니다“ –정상선 (Northbrook, 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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