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손태환 목사 / 시카고 기쁨의 교회>

 

 

젖은 티슈 말아내도록

속수무책 가라앉는 몸을 번갈아 눌러대던 인턴들도 마침내 손들고

산소 호흡기를 떼어내려는 순간,

 

스무 막내 동생이 누나 잡고

속삭였다.

 

“누나, 사랑해!

 

사랑해라는 ,

메아리쳐 어디에 닿았던 것일까

식은 몸이 움찔,

믿기지 않아 속삭이니 계기판의 파란 눈금이 불쑥 솟구친다.

 

죽었는데,

시트를 끌어당겨 덮으려는데,

파란 눈금이 새파랗게 다시 치솟는 것이다.

 

 

- 장옥관, <>

 

동생의 사랑한다는 말이,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던 누나의 손을 잡았던 걸까요. 사람의 청각은 죽기 직전까지도 열려 있어서 듣는다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 중환자 앞에서, 특히 이제 소망 없다고 판정이 내려진 환자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다시 눈금이 치솟든 아니든, 사랑하는 이의 귀에 들려줄 마지막 인사로 이보다 적합한 말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사랑해!

 

어떤 작가는 시를 읽고 문득 깨달았답니다. 말을 지금 사람 가까이 대고 해주자고요. 그래서 지금 그는 그러고 있노라고… 정말, 우리는 말을 미리 하지 못하고 살았을까요? 달력을 남겨 대림절 주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을 , 해야 일이 선명해집니다. 사랑하는 . 기다리는 동안 해야 일은 사랑하는 .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살려내는 말을 지금 하는 . 그래서 여러분에게 수줍게 건네는 마디.

 

“사랑합니다.

 

--2022 11 2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2 한 형제에게 보내는 편지 서른번쨰 file skyvoice 2023.08.02
211 시를 잊은 성도에게-소 / 김기택 file skyvoice 2023.08.02
210 한 형제에게 보내는 편지 스물 아홉번쨰 file skyvoice 2023.06.08
209 시를 잊은 성도에게-“술래는 어디 갔을까” / 한희철 skyvoice 2023.06.08
208 시를 잊은 성도에게-“처음처럼” / 안도현 skyvoice 2023.03.15
207 시를 잊은 성도에게-“다리미” / 커피소년 skyvoice 2023.03.09
206 한 형제에게 보내는 편지 스물 여덟번 째 file skyvoice 2023.03.03
205 시를 잊은 성도에게-“시” / 문정희 file skyvoice 2023.03.03
204 한 형제에게 보내는 편지 스물 일곱번 째 file skyvoice 2023.02.12
203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딸을 위한 시 / 마종하 skyvoice 2023.02.12
202 시를 잊은 성도에게- 아녜스의 노래 / 이창동 skyvoice 2023.02.03
201 시를 잊은 그대에게-“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 박노해 skyvoice 2023.01.17
200 한 형제에게 보내는 편지 스물 여섯번 째 file skyvoice 2023.01.12
199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강 / 황인숙 skyvoice 2023.01.12
198 시를 잊은 성도에게-우리라는 이름 만으로 행복하여라 / 이채 file skyvoice 2023.01.04
197 한 형제에게 보내는 편지 스물다섯번 째 file skyvoice 2022.12.29
196 시를 잊은 성도에게- 인도로 가는 길 / 월트 휘트면 file skyvoice 2022.12.29
195 시를 잊은 그대에게-사랑의 발명 / 이영광 skyvoice 2022.12.12
» 시를 잊은 성도에게-귀/ 장옥관 skyvoice 2022.12.07
193 한 형제에게 보내는 편지-스물네번째 file skyvoice 2022.11.3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