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용 집사>
‘불쌍히 여김, 긍휼’이라는 키워드가 마음에 닿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긍휼에서 발현된 사랑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들이야말로 맹인입니다. 긍휼의 대상인 우리들. 예수의 능력에 힘입어 믿음에 적극 반영하면서 그분의 긍휼하심을 받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휴스톤은 북적거립니다. 막내 처남 네가 시카고에서 방문 왔고, 둘째가 뉴욕에서 출장 차 왔네요.어제는 El Tiempo라는 저의 아지트 격인 멕시코 시강에서 화기애애한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막내 처남의 둘쨰 딸이 시카고에 있는 직장을 간두고 저의 큰애의 회사에 들어온지 벌써 6개월이 됩니다. 인연이란 것이 참… 집사람 투병 중에 고모를 찾아 뵈어야 한다며 방학 중에 휴스톤에 3주 내려 왔었습니다. 학교 카운셀라라 시간을 낼 수 있었던 것이지요. 조카는 마음이 착하고 기특합니다. 이곳에서 우리 애들하고 같이 지내면서 서로 간에 새로운 job offer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후 한달만에 시카고 생활을 과감히 접고 전혀 다른 분야의 일과 삶을 이곳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덕분에 처남 부부를 자주 휴스톤에서 보게 되었답니다.
오늘은 집사람의 ash를 봉인하는 날입니다. 그동안 제가 집에 갖고 있었고, 마침 저는 재향군인이라서 저와 집사람은 묘지나 납골당을 사용할 수 있기에 이곳 휴스톤의 National Veteran Cemetery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마음이 복잡해서 날짜를 미뤄 해가 바뀌게 되었네요. 이미 아내는 현재 천국에서 말할 수 없는 기쁨의 삶을 누리고 있기에 사실 오늘의 일은 남은 자들의 기억과 추억의 일이고 그리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니까요. 저는 아내의 소천 후 3.5, 4.9제 등을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마음 속으로만 간직하고 이 마음 또한 슬픈 상심에서 아름답고 소종한 추억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 중에 있답니다.
납골당을 선택했는데 묘지 한 켠으로 마치 mail box처럼 생긴 것들이 있더군요. Ash와 함께 아내의 성경책,어성경 전문강사증, 그리고 Tammy (시카고에서 우리들과 함께 지냈던 강아지)랑 함꼐 찍은 가족 사진을 같이 넣으려 합니다. 이제 천국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이땅에서의 마지막 절차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2023년 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