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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 - Copy.jpg

 

 

 

 

<문봉주 편집장>

                                                  

코로나 팬데믹이 절정을 지나 수그러들 즈음이었던 2 ,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하던 것도 끝이 나고 현장 수업을 시작하던 때였던 그때, 남편은 아칸사에 있는 학교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같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한국 교수들이 함께 다니는 한인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는데 교회가 알칸사 제자들교회였습니다. 그리 규모의 교회는 아니더라도 성도들끼리 교회 근처에 모여살며 가까이서 교회 생활을 하고 헌신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고신대의 전통과 근성을 가지신 담임 목사님 (전남수 목사) 깡다구 (?) 코로나 팬데믹 동안에도 번의 예배도 거르지 않고 현장 예배로 드렸으며 친교와 구역 예배도 계속했다는 자랑을 하더군요. 아직 학교 수업에서도 학생들과 교사, 교직자들은 마스크를 하고 학교를 다니며,  교단에는 투명 플라스틱판을 걸어놓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철저히 지켜지고 있었는데, 교회에서는 마스크를 교인들이 찬양도 하고 예배도 열심히 드리고 있었습니다. 새로 등록 교인이 되었던 우리 집에 감사하게도 목사님과 장로님이 몸소 행차하셔서 이사 심방 예배까지 드려주셨으니까요. 평소 모범생 (?) 근성이 있는 저는 사회의 법과 규범은 엄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런 모습들이 극성스럽단 생각이 들어 약간 불편은 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신앙 생활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에 새로이 시작되었던 여러 가지 편리한 문명의 이기들도 교회에서는 굳이 사용하지 않고 아날로그 방식들을 고수하고 있는 몇몇의 모습들이 참신하게 보였습니다. 이런 아날로그스런 가지 예를 들자면: 제자들교회 교인들은 모두 두꺼운 성경책을 들고 다니며 예배 동안 설교 본문도 손수 찾습니다. 교단 앞에 커다란 화이트보드에 예배 동안 필요한 찬송가들과 성경 구절들, 교독문은 띄우면서, 그날 설교의 성경 구절은 띄우니 성도들은 성경 봉독을 하느라 성경책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다같이 교독하는 것이 처음 번은 불편하다가 우리도 그냥 적응이 되어 버렸습니다. 임시로 타향살이를 하는 우리 부부는 집에서 성경책을 갖고오지 않아 아이패드와 핸드폰을 갖고다니며 모바일 성경책과 찬송가를 보고 있는데, 교회에서는 이런 저희의 모습이 눈치가 보이더군요.

 

코로나 팬데믹 동안에 새로이 도입된 편리한 온라인 헌금도 교회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공식 웹싸이트에도 편리한Venmo Zelle같은 온라인 헌금 링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주일 예배나 교회의 다른 예배들도 유튜브 동영상으로 실시간 공개 방송되지 않습니다. 설교 동영상은 오직 교인들에게만 각각의 구역 톡방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교회의 공식 웹싸이트와 유튜브 채널을 일반에 공개하고 공식화한다면 전도 목적으로 더욱 교회세를 확장할 있을텐데, 이렇게 하지 않는 교회와 목사님의 어떤 철학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유난히 설교 감사하라 말씀을 많이 하시는 목사님, 그래서 교인들에게 감사 노트를 나눠주고 매일 매일 감사 노트를 쓰라고 하시고, 노트를 걷어가  보시기 까지 하시다니. 감사주일을 맞아 감사 글짓기 대회까지 하시고. 몰론 저도 기간동안 감사 노트를 쓰고 감사 글짓기를 해서 1등상을 받았지요.

 

금년 부활주일 바로 한주 전엔 아칸사 리틀락 지역에 토네이도가 닥쳤습니다. 토네이도가 떨어지던 마침 우리는 봄방학을 맞아 시카고 집에 와있어서 토네이도를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는데, 말을 들어보니 토네이도의 위력이 정말 대단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서 마일도 안되는 아랫동네에 토네이도가 터치다운하여,   토네이도가 지나가는 초입에서 우리 교회가 바로 토네이도를 맞았다고 합니다. 토네이도가 지나간 바로 그때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있지 않아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교육관의 방에 지붕 위로 나무가 떨어졌으며, 교회 주위에 많던 숲길의 나무들이 넘어지고 뿌리 뽑히고 교회 지붕이 너덜너덜 누더기 기운 날라가 버렸습니다. 교회 근처의 동네 집들도 나무가 쓰러지고 집을 덮친 참상이 말이 아니더군요. TV 뉴스에도 나왔는데 장의사 건물의 기둥이 무너져 건물이 기운 모습, 토네이도가 지나간 자리를 따라 도미노가 무너지듯 쓰러져 있는 나무들, 위의 아파트들이 마치 성냥갑처럼 찢기고 날라간 모습, 등등.

 

당연히 전기가 나가고 수도가 끊긴, 주일에 교회의 예배당은 아직 치워져 먼지가 뽀얗고, 와중에도 예배는 정상적으로 드리고 예배 친교도 드렸습니다. 교인들은 각자 있는 만큼 헌신을 하며 교회 청소를 하고 정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부활주일 고난주간 일주일동안의 새벽 예배도 강행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아직 어둔 새벽에 촛불을 켜고 새벽 기도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옛날 로마 제국의 압제에도 어둔 지하 카타콤에서 드리던 예배가 이랬을 거란 생각에 감사하며 귀하게 예배를 드리고 정성을 다하여 교회를 위하여, 그리고 저의 기도를 올려 드렸습니다.

 

우리 가족은 주간동안 특히 우리의 기도 제목이 있었습니다. 달전부터 아들이 약간의 감기 기운으로 시작된 병세가 잡히지 않고 오래 가더니, 폐렴이라고 하고, 바이러스로 인해 심부전증으로 악화되었습니다. 중환자실에 입원하며 치료하고 여러 검사를 하였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고 아들의 심장 기능은 점점 약화되고, 급기야 심장 이식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혼하여 처자식이 있는 아들에게 청천벽력같이 닥친 위기였고, 이는 저희 가족에게 걱정과 두려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평소 너무나도 건강했던 아들이, 형제들 유난히 신앙심이 깊어 목회의 뜻을 가진 아들에게 이런 고난이 올까, 우리는 의아하고 걱정이 되었던 금년의 고난주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이 고난당하셨던 고난주간을 끝내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기까지 하셨지만 끝내 죽음조차도 이기신 예수님처럼, 우리 아들도 병을 이기고 일어나 이전보다 좋은 모습으로 거듭 나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목사님을 비롯하여 여러분들께 중보기도를 부탁하고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몇달이 지난 지금 아들의 심장은 많이 좋아져 다행히 심장 이식은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아 감사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토네이도를 맞아 무너진 교회도 지금은 많이 복구되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교회의 숲길에 있던 나무들이 108그루나 쓰러졌다니 그것들을 치우느라 저희 남편을 비롯한 수고와 헌신의 손길들이 얼마나 애썼을까요. 공간에 다시 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이번엔 과실나무들로. 사과 나무, 배나무, 대추나무, 감나무, 밤나무 등등. 우리 부부도 우리의 이름을 나무 그루를 심었습니다. 대추나무로. 대추나무에 주렁주렁 기적과 사랑이 걸리기를 기도하며.

 

우리는 다음 학기에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곳이 어디인지, 어디를 가나 하나님이 데려가는 곳으로 순종하며 따라가 우리에게 무슨 일을 시키실지, 누구를 만나게 하실지, 기대하며 떠납니다. 2년동안 정들었던 아칸사의 제자들을 뒤로 하고.

 

토네이도를 맞았지만 다음 주에 교회를 말끔히 치우고 정말로 부활하여 부활주일을 맞은 제자들교회, 묵묵히 어느 곳에서든 자신들의 일을 하며 헌신하고, 시대에 아직도 아날로그 생활을 하자는 목사님의 뜻에 따라 말도 듣고 순종하는 제자들교회의 모습이 좋게 보입니다. 하나님도 제자들 모습이 보기에 좋다하시며 미소를 지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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