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9 08:22

어머니의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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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시인.png 신달자 시인(1943년생)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일생 단 한 번

내게 주신 편지 한 장

빠뚤삐뚤한 글씨로

삐뚤삐뚤 살지 말라고

삐뚤삐뚤한 못으로

내 가슴을 박으셨다

이미 삐뚤삐뚤한 길로

들어선 이 딸의

삐뚤삐뚤한 인생을

어머니

제 죽음으로나 지울 수 있을까요.

 

-신달자-

 

굿모닝~!!!!!

우리는 나름대로 가장 정상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살아온 삶이 정상이고, 생각이 정상이고, 누구나 다 이렇게 산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기준이 어디 있을까요?

우리가 결혼할 때도 이 사람 밖에 없다고 하는데 어른들은 반대할 때가 있습니다.

젊은 시각이 보는 눈과 경륜이 있는 눈이 보는 것이 다릅니다.

그리고 지내고 보니  세월을 더 산 사람의 눈이 더 바르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신달자 시인은 어머니의 반대에도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쓰러진 남편을 24년 간

간병하다가 끝내 미망인이 되어 어머니의 가슴에 못을 박은 경험이 있습니다.

삐뚤삐뚤한 글씨로 보내온 편지는 삐뚤삐뚤 살지 말라는 교훈이었습니다.

상식적인 삶이 가장 훌륭한 삶입니다.

바둑에서도 '이 수는 보통입니다.'라고 할 때 평범한 수라는 의미가 아니라

'더 이상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최선이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티내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술가인 척, 많이 배운 사람인 척, 종교인인 척, 뭐가 있는 척...

성인들은 가장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생각이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옷에서 또는 거들먹거림에서 티를 내지 않고 그 입에서 나오는 말로 감화를 줍니다.

몸에 배인 인품, 입에서 나오는 온유함, 아니, 말 한 마디 없어도 왠지 의지가 되는

따뜻함...

나의 나머지 삶은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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