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시인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1926~1956)-
굿모닝~!!!!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라디오에서 가곡 수준으로 흘러나오던 귀에 익숙한 노래입니다.
나애심, 최양숙, 박인희, 이동원 등의 분위기 있는 가수들이 불렀습니다.
불과 30년 밖에 이 땅에 머물지 않았지만 일제하와 해방과 육이오 등을 거친
암울한 시대에 도시적 감성과 서구 취향의 현대시를 쓴 멋쟁이 시인.
그의 가슴 밑바닥에는 우수와 슬픔과 어쩔 수 없는 중압감이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전쟁 후의 황량한 풍경이 눈에 각인된 시대적 불운아 박인환,
그럼에도 시인은 감성을 노래했습니다.
마치 입술처럼 따스하고 부드러운 체온이 지금도 살점 어디엔가 남아 있는 듯
세월이 가도 아름다운 추억은 가슴에 남아 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