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7 07:47

겨울 강가에서

(*.173.72.159) 조회 수 26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겨울강가.png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이는데

그 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다

 

-안도현-

 

굿모닝~!!!!!!

철없는 눈발, 어머니같은 강을 의인화해서 쓰여진 시입니다.

어리면 어린대로 자기 생각이 있지만 하는 짓이 결국은 무모한 일이 될 경우가 많습니다.

한치 앞을 못보는 사람이 어디 한 둘입니까마는 그래도 미래를 보려는 마음은 가져야 합니다.

어제는 긴 하루를 보냈습니다. 하루야 24시간 이지만 생각에 따라서 길기도, 짧기도 합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판에 민망한 허수아비 노릇도 했고,

시와 노래의 밤에 다민족이 참여하여 각나라의 언어로 시를 발표하는 의미있는 자리에도 있었고,

제가 속한 미술 단체에 기관장이 참여한 좋은 시간도 가졌습니다.

 

철없는 눈발을 그래도 보호하려는 듯 흐르는 물줄기를 바꾼다고 표현하고

결국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다고 보는 것은

시인다운 날카로운 표현입니다.

아무려나 품으려는 마음, 모든 것을 포용하려는 마음은 제가 지향하는 세상입니다.

마치 새끼를 낳고 새끼의 먹이가 되어 사라지는 어미 거미와 같이.....


  1. No Image

    가벼운 안녕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제 가는 길이 맞냐고 묻고 있는 듯 길복판에 멈춰 섰다가, 아주 가기는 싫은 듯 은행잎 단풍잎 함께 차에도 밟혔다가 구둣발에도 눌렸다가 아무나 붙잡고 달려보다가 엎어졌다가, 뒹굴다가 납작해졌다가, 봉긋해졌다가 집 나...
    Date2014.02.21 Byskyvoice Views2701
    Read More
  2. 기쁨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회원장) 난초 화분의 휘어진 이파리 하나가 허공에 몸을 기댄다. 허공도 따라서 휘어지면서 난초 이파리를 살그머니 보듬어 안는다. 그들 사이에 사람인 내가 모르는 잔잔한 기쁨의 강물이 흐른다. -나태주- 굿모닝~!!!!! 허공이 어떤...
    Date2014.02.20 Byskyvoice Views2657
    Read More
  3. No Image

    단추를 채우면서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Date2014.02.19 Byskyvoice Views4814
    Read More
  4. No Image

    수묵정원 9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Date2014.02.18 Byskyvoice Views4379
    Read More
  5. No Image

    겨울 강가에서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이는데 그 때마다...
    Date2014.02.17 Byskyvoice Views2646
    Read More
  6. No Image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
    Date2014.02.16 Byskyvoice Views2529
    Read More
  7. No Image

    부부 중심의 삶을 살라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생의 후반전이 되면 자녀들이 우리 곁을 떠나갑니다. 심리학자들이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이라고 말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식들이 훌쩍 자라서 부모 곁을 떠납니다. 그리고 외로운 남...
    Date2014.02.15 Byskyvoice Views2416
    Read More
  8. No Image

    일상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자동차를 몰고 다니지 않을 때는 보행자였으므로 자동차를 매도하고, 자동차를 몰고 다닐 때는 운전기사였으므로 보행자를 매도하고, 자동차가 늘어나서 홍수일 때는 길이 뚫리지 않으므로 신호등을 매도하고, 모든 날, 모든 ...
    Date2014.02.14 Byskyvoice Views2295
    Read More
  9. No Image

    세월이 가면

    박인환 시인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
    Date2014.02.13 Byskyvoice Views2487
    Read More
  10. No Image

    인생 고백(2)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여러분 끈이 있지요. 다섯 끈으로 사세요. 1. 매끈하게 사세요. 2. 발끈(오기)하세요. 3. 화끈하게 사세요. 4. 질끈 동여 매고 뛰세요. 5. 따끈하게 인정 넘치는 사람으로 사세요. 저는 우정의 무대로 천하를 호령하던 1996년...
    Date2014.02.12 Byskyvoice Views235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64 Next
/ 6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