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 번- 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 번져서
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장석남-
굿모닝~!!!!!
기계적인 사건과 숫자만 가득하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요?
어제는 분위기있는 커피점에 앉아 감상하기 딱좋은 눈이 그림같이 내렸습니다.
없는 애인이라도 불러서 향좋은 커피를 마시며 내리는 눈을 바라보면 좋겠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당신은 아직도 낭만이 살아 있다고 합니다.
눈에 치어서 이미 기진맥진 했고 또 눈 치울 생각에 낭만이고 감성이고 멀리 도망가 버린
시카고의 겨울,
1884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사상 다섯 번째로 눈이 많은 겨울이랍니다.
번짐은 너와 나의 경계가 없는 것입니다. 사실 선을 딱 그어놓고 너는 너고 나는 나다라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만유는 번짐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존재합니다.
삶은 번져 죽음이 되고 죽음은 번져 부활이 됩니다.
번짐으로 인해 철옹성같은 단절의 벽이 무너지고 현실과 꿈의 경계도 무너지고
삶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너와 나의 경계도 무너뜨리는 번짐....
시인은 "번져야 사랑이지"하며 결론을 내립니다.
딱딱하면 부러집니다. 부드럽게 번져나가는 유연한 세상, 함께 만들어 가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