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제 가는 길이 맞냐고 묻고 있는 듯
길복판에 멈춰 섰다가,
아주 가기는 싫은 듯 은행잎 단풍잎 함께
차에도 밟혔다가 구둣발에도 눌렸다가
아무나 붙잡고 달려보다가
엎어졌다가, 뒹굴다가
납작해졌다가, 봉긋해졌다가
집 나온 강아지 모양 쭈뼛거리다가
부르르 떨다가
결심한 듯 차고 일어나는
검은 비닐 봉다리.
가벼운 안녕
-윤제림-
굿모닝~!!!!!
한국에서는 가끔 보았던 바람에 날리는 검은 비닐 봉다리.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사물을 가지고 응시하고 관찰하고 시로 탄생시켰습니다.
바람이 없으면 그냥 길바닥에 죽은 듯이 있을 비닐 봉다리가 바람과 조합을 이루어
의인화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민초를 보는 듯 차에도 밟혔다가 구둣발에도 눌렸다가
엎어졌다가, 뒹굴다가, 납작해졌다가, 봉긋 솟아 올랐다가
낯설어서 쭈뼛거렸다가, 부르르 떨다가 결심한 듯 일어섰지만
결국은 날라가 버리고 마는 가벼운 비닐 봉다리
우리의 짧은 인생도 축약해 놓으면 이런 모양이 아니겠습니까?
어떤 강한 자에 의해 눈치보며 좌지우지 되었다가 제 꿈 하나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소시민, 그 존재의 가벼움.....
그러나 이대로 안녕하며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오늘도 뭔가 의지를 가지고 일어서 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