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5 04:59

초혼

(*.173.72.159) 조회 수 276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소월.png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소월 김정식(1902~1934)-

 

굿모닝~!!!!!

소월은 서른 세 살의 짦은 생을 살았지만 <진달래꽃>,<산유화>,<금잔디> 등

근 100여 편의 시를 썼고, 1925년에 발간된 <진달래꽃>이후 각종 형태로 발간된 그의 시집은

100여 종, 200여만 부가 되며 성경 다음 가는 국내 최대의 베스트 셀러입니다.

필자도 소년 시절 뜻도 모르고 이 시를 애송했습니다. 물 흐르듯이 전개되는 시어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의 통한을 애절하게 읊어나간 초혼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구절들입니다.

제 모친은 애지중지하던 첫손주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엘에이의 천문대 근처 산에

데려 달라하고는 목이 쉬도록 꺼이꺼이 울었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은 애간장을

끊어놓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삶은 내가 태어날 때 나는 울지만 남들은 웃는 것이고

내가 죽을 때 나는 웃지만 남들은 우는 것이랍니다.

서른 세 살의 청년 예수님처럼 "테테레스타이"(다 이루었다) 외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완성도 있는 삶으로 <생>이라는 작품을 그려 나가고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5 아침편지-수업 file 이태영 2015.06.01 2715
604 아침편지-서툰 설교자 file 이태영 2015.05.28 2631
603 아침편지-흉터 file 이태영 2015.05.24 2641
602 아침편지-제품 사용 설명서 file 이태영 2015.05.11 2642
601 아침편지-짧은 기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file 이태영 2015.05.03 2394
600 아침편지-진리에 대하여 file 이태영 2015.04.25 2940
599 아침편지-쓸쓸한 생일 2 file 이태영 2015.04.19 2771
598 아침편지-자연주의자의 충고 1 file 이태영 2015.04.18 2766
597 아침편지- 6가지 감옥 1 file 이태영 2015.04.16 2924
596 아침편지-그런 길은 없다 file 이태영 2015.04.14 305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64 Next
/ 6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