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와 같은 우리들의 인생

by skyvoice posted Mar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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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jpg


<김명렬 / 문필가>

 

내가 살고있는로리다는 겨울이 되면 낮과 밤의 온도차가 10여도씩 차이가 나다보니 밤에는 이슬이 많이 내리고 안개가 끼는 날이 많다. 특히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는 나의 집 주변에는 안개가 자주 끼는 때가 많은데, 별과 달이 초롱초롱 밝은 빛을 비추더니 자정이 넘자 안개가 자욱하다. 파랗게 질려버린 달과 별을 삼켜 버리더니 어느새 시야 가득히 하얀 입김을 수없이 내뿜듯이 대지 가득히, 그리고 잔잔한 수면 위로 뽀얀 색깔로 덧칠을 해온다. 눈에 뵈는 것이라고는 어스름히 희뿌옇게 비치는 길 건너집 앞의 가로등 하나, 한낮에는 그렇게 가깝게 보이던 가로등이 갑자기 멀리 멀리 너무나 멀리 서서 안개 속에

굴을 가리우고 졸리운 듯 선하품을 하고 서있다.

아침이슬이나 안개같이 짧은 인생이라고 우리 인간들의 세상살이를 안개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구절들이 성경말씀에 기록되어있다. 우리들의 인생은 짧지만 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런데 인생에 대한 잘못된 계획으로 허무한 삶을 살다가 무의미하게 인생을 마치는 사람들이 많다. 인생의 길이와 가치를 안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우리의 인생이 어떤 생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인생관으로 부끄럽고 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야고보서 4:14)

야고보는 우리들 인생이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와 같다고 비유하였다. 아침에 자욱하게 안개라

할지라도 해가 뜨고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한번 사라진 안개는 다시 찾을 길이 없다. 이렇게 아침안개는 잠깐 보이다가 영원히 사라진다. 이와 똑같은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인생은 참으로 허무한 것이라고 말들을 한다.

안개란 지표 부근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나타나는 기상현상을 말한다. 주로 야간에 해가 지고 땅이 차거워지면서 안개가 생긴다. 안개는 바람이 없고 습도가 높은 맑은 날 야간에 생기고, 비가 온 후 맑은 밤에도 잘 생긴다. 그리고  안개는 특히 일출후 1시간 사이에 많이 생기고 보통 안개가 생긴 뒤 2~3시간을 전후하여 사라진다. 성경 말씀에 우리의 인생을 안개와 같다고 비유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이 점을 모르고 착각을 하고 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인생이 무척이나 긴 줄 알고 살고있다는 점이다.

풍촉잔년(風燭殘年)’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풍촉이란 바람이 불어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처럼 미약하고 짧은 인생에 대해 탄식하는 표현이다. ‘잔년이란 열자의 우공이산(牛公移山)’이라는 고사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90세나 된 우공이란 사람이 산을 옮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하곡에 사는 지혜로운 노인이 그만두라고 말렸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면서 남은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모르는 어리석음을 책망하면서 한 말이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우공처럼 살아가고 있다. 자기 인생이 언제 꺼질 줄 모르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미약하고 위태롭다는 것을 모른다. 그리고 자기가 앞으로 살아갈 날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우공처럼 허망한 꿈을 꾸며 살고있다. 무모한 일을 도모하기도 한다.

전경일씨의 마흔으로 산다는것 책에는 우리가 마음에 담아야할 내용들이 써있다. 어릴 때는 모든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인간은 불공평하다고 확신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러한 것들이 천진스러움과 귀여움이 깃들인 우스운 생각까지 든다. 어떤 면에서 인간은 평등하다는 말은 진실이다. 서로 아귀다툼하고, 시기, 질투, 경쟁심으로 보이지 않게 싸우며 나 자신은 남과는 다르다고 교만해져서 우쭐대고 살았다해도 그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이다.

삶의 종착역을 향한 인생여정에서 우리들의 삶은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음은 마흔으로 산다  내용에서 인용한 말들이다:

 

“40-욕망의 평준화: 누구나 사회적 성공을 위해 발버둥치며 달려간다.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위해, 다가오는 노년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왕성하게 뛰는 나이는 욕망과 책임의 평준화 연령이다.

50-지식의 평준화: 명문대를 졸업한 사람이나 초등학교 밖에 다니지 못한 사람이나 아는게 그게 그거다. 살면서 얻은 지식이란 그렇고 그런 것이 아닌가.

60-외모의 평준화: 미스코리아 출신이나 식당아줌마나 모두 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나이가 들면 화장하고 분바르고 치장을 해도 주름진 얼굴에 윤기가 흐르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60대이후는 거의 모든 여자나 남자의 얼굴들이 비슷한 외모가된다.

70-성의 표준화: 남편이 있으나 없으나, 아내가 있으나 없으나, 성관계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잠잘때 각자 방을 따로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80-부의 평준화: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먹고 사는게 별 차이가 없다. 하루 세끼면 족하다. 90-생사의 평준화: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가 모호해 진다. 살았다고 죽은 자보다 별로 나은 게 없으며 살아있어도 죽은 자같이 누워있는 날이 많다.

100세 이상-자연 속의 평준화: 모두 죽으면 한줌의 흙으로 변하며 누구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위의 내용들은 어느 책의 내용을 인용한 글이지만 40대이후 100세까지의 인생여정의 평준화를 보며  내용들이 시사하는 바가 크고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우리가 지금 무슨 자랑거리가 있고 자기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우쭐대 보지만, 조금 세월이 지나고보면 그것이 결코 자랑거리나 목에 힘줄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지금 아무리 잘난 척하고 자랑을 하며 남들보다 돋보여보인다고 하더라도 그 자랑 모두가 역시 인생이 안개임을 깨닫지 못해서 늘어놓는 자랑일 뿐이다. 그래서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살거나 죄를 지으며 세상을 살지 말자는 얘기이다. () 따르고 적극적으로 () 행하며 자기의 인생을 복되고 올바르게 살자는 것이 본내용의 참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