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일찌기 낙법을 배워 둘 것을
젊은 날 섣부른 혈기 하나로
오르는 일에만 골몰하느라
내려가는 길을 미쳐 생각하지 못하였다
어느덧 전방엔 <더는 갈 수 없음>의
붉은 표지판
석양을 등지고 돌아선 너의
한쪽 어깨 이미 어둠에 묻히고
발밑에 돌무더기 시시로 무너져내리는
아슬한 벼랑 끝에 외발로 섰다
세상에 진 빚과 죄로
몸보다 무거운 영혼의 무게
추스려 이마에 얹고
남은 한 발 허공에 건다
아득하여라
해 아래 떨어지는 모과의 향기
바람에 섞이듯 그렇게
사라지는 소멸의 착지 그
아름다운 낙하를
-홍윤숙-
굿모닝~!!!!!
지혜로운 사람은 나이가 들면 떠나 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성취하기 위해서 앞만 보고 올라오느라 내려가는 길을 미쳐 생각지 못합니다.
세월은 시시로 무너져 내리는데 아슬한 벼랑 끝에 외발로 서있습니다.
'낙법'은 유도에서 메치기를 당했을 때 몸을 보호하는 기술로 안전하게 떨어지는
법인데, 이 시에서는 그것을 '현명하게 죽는 법'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세속적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낙법을 배워두지 못했음을 후회합니다.
세상살이의 기술을 많이 터득하고 살아 온 줄 알았는데, 정작 중요한 '소멸의 착지법'
은 익히지 못했다는 회한이 남습니다.
그러나 비탄과 자조에 머무르지 않고 다가올 세상을 받아들여 이별을 준비하는 마음이
녹아 있습니다. "세상에 진 빚과 죄로 몸보다 무거운 영혼의 무게"를 추슬러
소멸을 "아름다운 낙하", 즉 아름다운 종말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큰소리 친 것이 남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흔적이 남는 것입니다.
* 오늘 글은 많은 부분에서 김봉식의 <시에게 마음을 빼앗겼네>에서 인용했습니다.
* 내일(3월 3일)부터 한인문화회관에서 2014년 봄학기 강의가 시작 됩니다.
많은 강좌가 있지만 제가 담당한 강좌는
월 오후 1시반~3시 바둑,
화 오전 10~12시 미술스케치 중급, 오후 1~3시 미술스케치 초급,
금 오전 10~12시 파스텔반입니다.
* 또한 <헤브론 노인대학>에서는 3월5일 개강하면서 오전 10시반 부터
<감성을 깨우는 좋은 시/글>을 1시간 동안 제가 특강하게 됩니다.
오후 1시부터는 매주 <미술스케치>를 가르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