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1992년 목원대학교 사회과학대 학장의 연구실 앞에는 빨래가 가득 널려 있었다.
심지어 학장은 빨랫줄에 널어 둔 옷 가운데 몸에 맞는 것은 입고 다니기까지 했다.
학교에서는 "학장이 정신이 이상해져서 버린 옷을 주워입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이상한 소문들은 얼마 안 가 가라 앉았다.
학장이 매일 아침 골목을 산책하며 버려진 옷과 장난감을 모아 깨끗이 빨고
수리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주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낡은 옷을 받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낄까 봐 자신이 직접 입어보고
괜찮은지 살피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가 바로 '쓰레기통 뒤지는 학장' 이라는 별명이 붙은 정만식 학장이다.
그 뒤 동료와 제자들은 버려진 장난감이나 옷이 눈에 띄면 학장의 연구실로 가져왔다.
그렇게 모은 것들을 학기마다 복지 시설 등에 전달하면서 다 같이 이웃돕기에 나섰다.
2003년 그가 정년 퇴임하고 1년 뒤, 찾아온 제자들에게 악수하자고 내민 손에는
기름때가 묻어 있었다. 남미의 개발도상국에 가서 봉사하며 여생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직업학교에서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기술이 있어야 그곳 사람들을 제대로 도울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자동차 자격증을 다섯 개나 따고 스페인어 공부에도 열심이었다.
하지만 2006년 간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마지막 꿈은 이루지 못했다.
한 제자는 존경하는 스승께서는 하늘에서도 다른 영혼을 돕느라 바쁠거라고 말했다.
그의 삶이 아름다웠다는 것을 말해 주는 최고의 조사가 아닌가 싶다.
-라오스칼럼-
굿모닝~!!!!
이제는 70세도 노인이 아닌 시대가 열렸습니다.
장수시대에는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 보다 얼마나 보람있게 살았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성인대학에 출강하면서 느낀 것은 노인들이 할 일이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소일거리가 없어서 날짜가 다른 성인대학 여러 곳에 등록해 놓고 그야말로
소일하고 있는 분도 있습니다. 여든이 넘어서는 집에서 가만 있느니 친구랑 얘기할겸
운동 삼아 성인대학에 나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내 한몸 아끼고 오래 사는 것도 후손들에게 폐 안끼치는 좋은 일이겠지만
이왕이면 남을 돕고 더 나아가 남을 세워줄 수 있다면 얼마나 보람 있을까요?
그래서 은퇴한 이후에는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는 쉬어야지 하며 보내는 것보다는
남을 돕기 위한 준비로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살아도 한평생, 저렇게 살아도 한평생입니다.
비록 남을 돕기 위해 준비하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해도 준비했다는 것 자체가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