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왜 이렇게 바둑을 잘 두세요"
이태영목사/ 바둑 AGA 공인 8단
시카고에 있는 고센타
(Go Center=Go는 바둑을 일컫는 일본어인데 세계에 보급을 일본이 먼저 시작해서 외국인들은 이렇게 부른다. )
에 간혹 들러서 바둑을 둘라치면 상대방이 가끔 묻는 말이 있다.
"목사님이 왜 이렇게 바둑을 잘 두세요?"
"목회는 안하고 바둑만 두셨나요?"
그도 그럴 것이 내 실력은 미국 바둑협회에서 인정하는 아마 8단이다.
아마도 미국 중서부에서는 중국 프로를 제외하고는 나를 1인자로 대부분 인정한다.
사실 바둑 싸이트에는 자주 들어가기도 하고 거의 컴퓨터를 켜 놓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바둑을 두는 일은 거의 없다.
바둑은 많이 둔다고 해서 느는 것이 아니다.
이제 어린 시절 바둑을 배우고 어떻게 늘어는가하는 얘기를 하나하나 풀어 놓을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 교실에서 공책에 그린 바둑판 위에 오목을 두는 일이 유행이었다.
다섯개가 나란히 또는 사선으로 이어져 있으면 이기는 게임인데 머지않아
반에서 1,2위를 다투는 실력이 되었다.
그리고 그해 겨울 방학 사촌형이 우리 집에 왔을 때 25점을 놓고 바둑을 배웠다.
기본 사활(각각의 두 눈이 있어야 산다는 것)만 겨우 알고 시작한 바둑은 지금 생각하면 엉망진창이었지만, 친구 이길한(화가)과 라이벌이 되어 엎치락뒤치락 승부가 오가면서 방학을 보냈다.
단수로 몰린 돌을 계속 앞을 막다보니 결국은 죽는다는 것을 알게된 나는 굉장한 것을 발견한듯 혼자 뿌듯해 하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축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달 반 후 나는 형과 맞 두는 실력으로 향상되었고 1년이 지나기 전에 형은 나한테 9점을 놓는 신세가 되었다.
그렇다. 형은 13,4급 정도의 바둑이었던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