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얼마 전 이혼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친구를 만나 얘기도 나누고 위로도 해 줄 겸 약속을 잡기는
했지만 약속한 날이 다가올수록 괜히 주제 넘게 나선 것은 아닐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만나고 보니 친구는 예전과 다름없이 쾌할하게 웃었습니다. 웃는 친구를 보니
안심이 되었지요.
친구는 순대국밥을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국밥 한 그릇을 거의 비울 때쯤, 문득 고개를 드니
친구 입가에 밥풀이 붙어 있었지요. 나는 친구를 곱게 흘겨보며 밥풀을 떼 주어습니다. 그런데
순간 친구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깜짝 놀라는 내게 친구가 말했지요.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나를 챙겨 주는 게 말이야." 친구는 이혼한 이후로 죽 혼자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요즘 혼자 사는 젊은이들을 보며 가끔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친구를 생각
하면 마음이 참 아픕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두운 거실 소파에서 어머니가 잠들어 계셨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
니다. 어머니도 혹시 혼자 사는 것처럼 느끼시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밖에서
밥을 먹고 집에 와 잠만 자니 어머니는 혼자 식사를 하시겠지요. 가족은 함께 밥을 먹는 사람
들이 아닌가 하여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친구를 집에 초대했습니다. 어머니께는 "친구가 엄마가 해 준 잡채가 그렇게 먹고 싶다네." 하며
음식장만을 부탁 드렸지요.오늘 저녁 나는 외로운 두 사람 곁에 있을 겁니다. 왠지 환하고 행복
한 시간이 될 것같은 예감이 듭니다.
-최윤선, 경기도 용인시-
굿모닝~!!!!
요즘 TV에서 인기 강사로 이름을 날리는 한 분의 강의를 듣다가 삶의 회의를 느끼고 자살충동을
느꼈던 시기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저렇게 밝고 말도 재밌게 하는 분이 그런 생각을 하다니...
그러나 생각해 보면 사람은 다 외로운 존재입니다.
여럿 속에 섞여 희희낙락거리니까 그게 잘 안 보이는 것 뿐입니다.
아니, 어두움을 감추려고 더 크게 웃고 밝게 보이려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저도 많은 사람을 알지만 사실 개인적인 얘기를 나눈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아니, 얘기하고 싶어도 믿고 얘기를 꺼낼만한 사람이 그렇게 마땅치 않습니다.
개인적인 공유부분이 없다면 친구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갈 곳이 있는지 수없이 흘러 가는 자동차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앞만 보고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문득 물어 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친구가 있습니까? 당신의 속내를 알고 같이 공감해 주는 친구가
있습니까? 외로움에 내동댕이쳐 있을 때 "내가 여기 있잖아..." 하며 먼저 찾아 오는 친구가 있습니까?
오늘은 왠지 그런 친구가 그리워집니다.
"제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